부산서 해수부 물류국 주재 터미널 운영사 대표 의견 개진
2030년 북항 물류기능 유지 등 관련 용역 진행 예정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항만 물동량 저하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부산신항 2-5단계 터미널 개장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항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양수산부는 부산에서 김준석 해운물류국장 주재로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대표들을 소집해 부산신항 2-5단계 터미널 개장에 관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측은 이날 터미널 운영사의 의견을 듣고 용역을 통해 향후 부산북항 물류기능 유지를 비롯해 부산신항 2-5단계 개장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올해 안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터미널 운영사 대표는 “터미널 운영사들이 모두 부산신항 터미널의 연이은 개장과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해수부 관계자들은 부산항 운영 효율에 대한 용역을 곧 진행하겠다고 답했다”며, “또 신항 2-5단계 개장 연기와 2030년 이후 부산북항의 물류기능 유지 여부 등 종합적으로 용역을 진행해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터미널 운영사 대표들은 2023년 부산신항 터미널이 잇달아 개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위축 등으로 향후 물동량 하락세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광양항과 부산항 터미널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A사 대표는 부산항도 광양항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히는 등 향후 부산항 운영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터미널 운영사 대표는 “A사 대표는 광양항의 터미널 운영사 3곳 모두 임대료를 체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산신항의 2–4단계와 2-5단계의 연이은 개장으로 부산항도 광양항처럼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이미 시작된 물동량 하락세도 문제지만, 과거 연이은 터미널 개장으로 부산항도 요율 하락이나 덤핑, 제살깍기 식 영업 등을 모두 경험한바 있어 현재로서는 개장시기를 늦추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예정대로 2-5단계를 개장하지 않으면 부산항만공사(BPA)의 비용부담이 추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개장을 연기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PA는 항만장비 국산화 등을 이유로 2-5단계 운영사가 선정되기도 전에 항만장비를 조기 발주한 바 있다.

관련 업계는 신항 터미널을 연이어 개장하면 기존 운영사들의 임대료 체납이나 인력구조조정에 따른 더 큰 비용 지출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터미널 운영사 대표는 “개장 연기로 BPA의 금융 상환 스케줄 차질 등 비용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터미널 공급 과잉으로 터미널 고용인력을 구조조정하고 BPA에 낼 임대료를 체납하는 등의 문제를 겪을 바엔 부산항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따져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처음 있는 있도 아니고 광양이나 과거 부산항에서 겪었던 일인데 또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량이 줄어들고 터미널이 증가하면 요율하락현상을 잡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경험을 했는데, 북항처럼 하역료 인가제를 통해 강제로 요율을 정상화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모로 정부와 BPA가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주장했다.

항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일단 부산신항을 최소 6개월 이상 연기하고, 부산북항 통합과 BPA의 터미널 직접 운영 등에 대한 문제도 다시한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항만 전문가는 “2023년 5월 2-4단계가 개장키로 했기 때문에 2-5단계 개장은 최소 6개월 이상 개장시키를 늦춰야 안정적으로 부산항이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2-5단계 주주사 구성부터 부산북항 통합에 대한 정비가 전혀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항만과 해운 및 물류에 대한 트렌드가 다변화되는 가운데 BPA가 서‘컨’ 부두 운영사로 참여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장이 연기되면 해운과 항만이 한몸이 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HMM의 부산신항에서의 역할에 대한 정비를 비롯해 북항 통합운영사와 허치슨과의 교통정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코로나19를 비롯한 향후 감염병 예방을 위해 터미널 장비기사들의 별도 분리된 휴게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터미널에 투입되는 장비기사들이 분리되지 않은채 여러 인원이 한곳의 휴게실에 밀집해 있어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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