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실직자 증가에 따른 소비 감소로 조만간 꺾일 것"
‘컨’박스 부족현상 이어지면 운임 상승 지속될 수도 있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있는 HMM 알헤시라스호.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있는 HMM 알헤시라스호.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해상운임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견이 분분하다. 현 시점에서 선박보다 컨테이너 박스가 더 부족한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전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에 따른 실직자 증가로 경기 위축이 예상돼 운임상승 현상이 장기적이진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컨테이너 박스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고운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주 단위로 발표하는 컨테이너 해상운임 지표인 SCFI(상하이발 운임지수)는 지난 20일 기준 1938.32를 기록하면서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주 기록인 1857.33에 비해 80.99 오른 수치로 SCFI 집계를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또 국내 수출업체들의 주요 항로인 미서부 운임은 FEU 기준 3,91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발 미서부 항로도 평균 운임이 3,800달러로 중국발 운임의 97.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요금상승세에 동남아항로도 가세했다. 중국발 싱가포르 운임이 TEU 기준으로 802달러로 급등했고, 한국발 싱가포르항로의 평균운임도 380달러에 이르는 등 상승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대다수 항로의 운임이 연일 치솟고 있는 가운데, 국내발 동남아 항로는 플레이어가 많아 그동안 꿈쩍도 안 했는데, 이마저도 이달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적 근해선사 종사자들도 서로 최근 20년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이야기 하는 등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이례적인 ‘컨’ 운임 상승현상에 대해 관련업계는 초대형선 공급이 안정화 된데다, 2M 등 3개 얼라이언스의 과점 체제와 맞물려 화물을 실어야 할 ‘컨’ 박스가 부족해 운임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생산국에서 풀‘컨’을 실은 선박이 소비국에 화물을 내리고 공‘컨’을 생산국에 다시 내려놓으면서 ‘컨’ 박스를 회전시켜 왔으나, 선박이 부족해지자 돌아오는 선박에도 돈이 되는 풀‘컨’을 우선적으로 배치하면서 공‘컨’이 소비국에 묶여있는 기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

박홍범 베슬스벨류 한국지사장은 “‘컨’운임 상승은 신규 ‘컨’선 공급이 적고 선사들이 결항이나 감속운항 등으로 공급을 조절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 회복은 매우 빠르고 크게 이뤄지면서 수요 성장이 공급 성장을 넘는 바람에 급격히 ‘컨’ 시장의 호황기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머스크 주도 초대형선 발주 경쟁이 어느정도 안정화 된데다, 과거처럼 원양항로의 단독운항 선사가 없고 글로벌 선사들이 3개의 얼라이언스에 소속돼 항로를 운영하다보니 과점체제가 형성이 됐다”면서, “여기에 더해 ‘컨’ 박스마저 소비국에 묶여있는 이상현상이 발생하면서 운임상승에 불을 더 지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관련업계는 현재와 같이 끝없이 치솟는 해상운임은 결국 일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적으로 실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컨’박스 공급 효율이 원활하지 못하는 상황이 해소되지 못하면 운임 상승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컨’운임 상승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늘고 있고, 이들이 집에서 생활이 길어지면서 각종 생활용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가 늘어난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실직에 따른 소득감소 때문에 지속적으로 돈을 쓸 수는 없어 운임상승이 꾸준히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현재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박부족으로 ‘컨’박스까지 구하기 어려운 이례적 상황이지만, 경기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운임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고는, “그렇지만 ‘컨’박스가 부족한 상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경기위축이 오더라도 운임상승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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