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체 추가 인수 노리는 머스크…항공물류시장 진출 본격화 한 CMA-CGM

최근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와 CMA-CGM이 각각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등 비해운부문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들 기업과 경쟁하는 HMM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선사인 CMA-CGM은 화물기전용법인인 'CMA-CGM 에어카고'를 설립, 지난 12일 카타르항공으로부터 화물기 A330-200F 4대를 구매하면서 항공화물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CMA-CGM은 이미 물류자회사인 세바 로지스틱스(CEVA Logistics)를 통해 항공물류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해당 화물기는 에어 벨지엄(Air Belgium)에 아웃소싱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9월 프랑스 항공사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항공물류시장에 진출 시기를 타진해 왔으며, 이번 법인 설립과 항공기 인수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항공기 구입 및 법인 설립과 관련, 로돌프 사드(Rodolphe Saade) CMA-CGM CEO는 “신속한 물류 솔루션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위한 결정으로, 항공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도 물류시장 확대를 가속화 하고 있다. 이 회사 CEO는 최근 자사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물류서비스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물류업체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임을 밝힌바 있다.

소렌 스코우(Soren Skou) 머스크 CEO는 “지난해 몇 차례의 M&A가 종합물류업체로의 전환 전략에 큰 도움이 됐으며, 올해도 이런 유형의 M&A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M&A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한 만큼 중소형 규모의 기업들을 여러개 인수해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머스크는 국내에서도 인천신항에 중고자동차 물류시장에 진출하는 등 물류사업 확장을 본격화 하고 있다. 머스크는 자사 주력 시장인 서아프리카와 중동에 자동차 수출을 위해 해당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CMA-CGM이 이미 중동시장에 중고차 수출을 활발히 하고있지만, 최근들어 서아프리카로의 수출도 늘고 있어 해당 노선에 강점이 있는 머스크가 이를 노리고 중고차 물류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비해운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HMM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사업확장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해운시황 호황으로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난 것에 고무돼 글로벌 해운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작금과 같은 해운시장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데다, 호황은 짧고 불황은 긴 글로벌 ‘컨’시장 특성상 HMM이 장기 불황에 대비해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함에도 여전히 해운사업만 강조하는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주도하는 세계 해운시장의 경향이 이제는 선박만으로 돈을 벌던 시기가 끝났기 때문에 연관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HMM은 이 같은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며, “정부와 산업은행도 해운재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선사들의 트렌드에 HMM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찌됐든 세계 해운시장은 머스크가 주도하고 이에 맞춰 변화돼 왔는데, 항상 망설이다 세월 다 보내고 결국 혈세까지 투입되는 사태가 오지 않았느냐”면서, “지금 글로벌 시장은 유통과 물류, 해운의 경계가 불문명해지는 등 산업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HMM의 미래전략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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