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해운사업만 집중하는 ‘해운재건 정책’ 재점검 필요”

지난 2018년부터 물류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머스크가 지난 1분기 경영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이른바 그들만의 ‘앞서간다(Go Ahead)’ 사업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올해 1분기 순이익만 27억 달러로, 전년 동기(1억9,700만 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 해운 부문 매출 점유율은 44%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렌 스코우 머스크 CEO는 이같은 실적에 대해 “종합물류전략의 성과에 대한 확고한 증거”라고 자평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 10월 향후 5개년 계획으로 비해운부문을 확장하는 ‘앞서간다(Stay Ahead)’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업 전략에 따라 머스크는 2023년까지 해양부문과 비해양부문 사업비율을 5:5로 동등하게 구축하기 위해 물류사업부문을 기존 15%에서 2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물류자회사인 담코와 머스크 물류부문을 통합하고, 육상운송을 비롯한 포워딩시장까지 M&A를 통해 사업방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해 한 육상운송업체를 인수하면서 내륙운송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물류IT업체인 케이엘넷과 ‘이트랜스드라이빙’이라는 물류 플랫폼을 통해 화주와 화물차주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도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발표한 KMI 주간해운시황보고서에도 머스크는 물류, 해운 및 터미널 등 물류 관련 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통합전략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머스크는 정체된 글로벌 무역 성장, 미·중 무역분쟁, IMO2020 시행 및 코로나19 등의 악재에도 높은 성장을 달성한 것은 급등한 운임 효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이 회사의 해양사업부는 현재 공급망 문제로 인해 상승추세인 컨테이너 운임이 올해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는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해운부문만 집중하고 있는 HMM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컨테이너 사업부문을 버리고 컨테이너 유관사업을 확대하는 머스크와 달리 정부의 해운정책과 맞물려 운영되는 HMM은 물류사업을 비롯한 사업다각화 움직임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급등으로 국적선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HMM은 여전히 글로벌 해운 트렌드에 합류하지 못하고 한참 뒤처지고 있다”면서, “해운재건 정책에 따라 HMM의 지원방안에는 신조 발주만 담겨있는데, 지금이라도 이러한 정책을 일부 수정 보완해 HMM이 해운불황을 이겨내고 한국해운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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