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e커머스 물류기업 2곳 인수 예정

머스크가 최근 미국과 유럽의 e커머스(전자상거래) 물류기업 2곳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물류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인 HMM도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물류시장 진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MI 주간해운시황리포트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미국 '비저블 SCM(Visible SCM)'과 유럽의 'B2C 유럽' 등 두 곳에 대한 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8년부터 비해운부문에 대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End to End)' 전략에 따라 전세계 물류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물류회사를 지속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이번에 인수를 타진한 비저블 SCM은 1992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올해 예상 매출액은 5억5,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은 미국내 9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머스크의 북미지역 공급망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가격은 약 8억3,800만 달러로 전해진다.

B2C 유럽은 2000년 설립된 네널란드 기업으로, 유럽에서 폭넓은 전자상거래 물류서비를 제공 중이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1억4,000만 달러이다. 예상 인수가는 8,600만 달러이다.

머스크 측은 인수배경에 대해 “글변하는 소비자 구매 패턴과 디지털화 추세로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는 등 비즈니스 모델 재정립이 필요하고, 많은 고객들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른 지원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소렌 스코우(Soren Skou) 머스크 총괄 CEO는 “머스크 물류 솔루션을 이용하는 주요 화주들이 크게 늘어났다”며, “해운과 물류사업 간 시너지가 가시화되고 있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빈센트 클럭(Vincent Clerc) 머스크 해양물류부문 CEO도 “이번 M&A로 빠르게 진화하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강력한 성장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며, “디지털화 및 물류통합에 대한 투자는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여러 채널에서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고객의 능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이번 M&A는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3대 전자상거래 지역에서 머스크의 글로벌 물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컨테이너 해운 시장을 주도하는 머스크의 사업방향이 이처럼 물류사업 확장이 명확한만큼 국내 최대 해운기업인 HMM도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게 물류시장 진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HMM은 채권단의 지배력 하에서 투자가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국내 물류업계의 반발 등을 우려해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머스크의 흐름을 언젠가는 따라가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물류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해운 전문가는 “머스크 주도 시장의 판도가 수십년간 변하지 않았고 또다른 시장의 변화가 시작됐는데, HMM은 지금의 실적에만 고취돼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해운기업들의 시설투자가 몇 년 후에 빛을 보는데, 눈치만 보고 머뭇거리다 시장에 뒤쳐져 제2의 해운재건 정책이 또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상황만 놓고 봤을때는 해운재건이 성공했다고 보겠지만, 앞으로에 대한 준비도 해야할 것 아닌가”라며, “HMM의 물류시장 진출은 불가피할텐데, 국내 물류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가면서 시장 진출을 모색해 글로벌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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