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부족으로 선박대기 길어지고 육상운송까지 지체

해운업계, “디머리지는 선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미국 서부항만 적체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화주들이 높은 해상운임에 더해 디머리지(항만시설사용료 등 부대비용)까지 추가 발생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박 입항 대기가 길어지는데다, 터미널과 육상운송 트럭기사 등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화물이 입항에서부터 터미널을 나가 도착지에 도달할 때까지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운·항만업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항의 경우 선박 접안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1.5일이 소요되는데, 1일 TEU당 2만 원, FEU당 4만 원 수준에 달하는 터미널 디머리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어 화주들의 불만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 서부항만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터미널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데다 화물이 밀려들면서 체선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11월 바이든 대통령까지 체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으나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양선사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급증한 해상물량이 계속 쌓이다보니 배를 접안하는데에만 10여일이 소요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하다 보니 미국 대통령이 나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외신이나 분석기관들도 서로 대통령이 나서서 일부 해소가 됐다는 의견과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어 정확한 사실확인도 되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다”고 전했다.

항만에 화물이 입항부터 순탄치 못한 상황에 설상가상 트럭운전수들 부족으로 터미널에서 원활하게 화물이 빠져나가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더해지고 있어 항만적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을 터미널에 내려도 육상운송을 해줄 트럭을 잡지 못해 터미널 야드에 여러날 장치되면서 장치장 내에 화물을 쌓아둘 곳도 부족한 실정이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육상운송 문제는 트럭운전수와 샷시 부족때문으로, 미국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트럭 헤드와 샤시를 구분하고 있는데 헤드는 운송사가, 샤시는 선사가 제공하고 있다”면서, “거기다 기존 멕시컨 위주의 제3세계 운전수들이 대부분 불법 취업, 낮은 수입, 높은 업무강도 등에도 꿋꿋하게 일해 왔는데, 이들을 강제 추방하다보니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미국 항만내 체선현상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컨테이너 비수기로 알려진 4분기에도 좀처럼 운임이 꺽이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SCFI는 지난해 1월 2,870p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12월 말부터는 5,000p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일부 미국 수출 화주들이 선사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운임에 더해 디머리지까지 추가로 챙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선사들은 디머리지가 터미널에 지불하는 비용인데다 컨테이너 박스는 화주들의 창고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수출화주들이 이미 높은 운임을 받아가는데 선사들이 추가적으로 디머리지까지 받아간다고 여기저기 불만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디머리지 액수가 커지다 보니 대형 포워더들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반면 원양선사 관계자는 “디머리지는 선사가 착복하는 비용이 아닌데다, 선사들 입장에서 디머리지를 받는 것보다 컨테이너 회전율을 높여 화물을 싣는 것이 훨씬 이익임에도 화주들이 컨테이너를 본인들 창고로 사용하고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유독 한국화주들 인식이 '컨테이너=본인들 창고'라는 인식이 강해 디머리지가 선사들 책임이라고 돌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선사 관계자도 “선사와 화주 중간에 있는 포워더들이 선사가 청구하는 금액보다 마진을 많이 남겨 실화주에게 청구하는 경우도 많은데, 선사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일부 포워더들의 문제로 화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민원이 많아져 HMM에서 중소화주들과 직접 계약을 하게 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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