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김춘선 객원논설위원(現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IMO(국제해사기구)는 2008년 대비 해운산업의 탄소집약도를 오는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를 감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50%를 감축하는 등 탄소중립화를 위한 다양한 규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탄소중립화 흐름에 따른 온실가스(GHG) 감축의 추진은 이제 더 이상 미루거나 간과해서는 안되며, 해운을 비롯한 모든 기업들이 생존차원에서 신경써야 할 사안으로 이미 부상했다. 특히, 최근 ESG경영과 맞물려 이러한 환경규제강화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최대 이슈의 하나로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해운업은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대안으로 고효율 친환경 선박의 개발 및 필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선박연료가 논의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규제에 이어 탄소중립 또는 무탄소 연료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등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적인 대체연료에 대한 요구가 점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미 물의 저항을 적게 받는 형태로 선박설계의 모양을 바꾸거나 가벼운 알루미늄 신소재 친환경 선박이 개발되고 있고, 경제속도로 운항해 연비효율을 높이고저 하는 고효율 측면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선박배출의 오염물질 저감기술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선박연료는 벙커유가 주로 사용되다가(전체 선박연료의 약 95%를 차지), 고유황유에서 저유황유로 전환됐고(2020년 IMO 황산화물 규제로 고유황유 대부분이 저유황유로 대체),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선박에의 스크러버(Scrubber)설치와 LNG 추진선의 발주 확대, 선박 연료유 교체 등 다양한 형태로 환경규제에 대응해 왔다. 이와 관련, 오염물질 배출규제해역의(Emission Control Area) 규제뿐만 아니라 항만에서의 전기동력공급시설(AMP)사용 등의 조치도 이와 함께 병행됐다. 그러나 온실가스 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무탄소연료인 수소, 전기, 바이오, 메탄올/에탄올, 암모니아, 기타 혼합연료 등 새로운 대체연료로의 전환을 심각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스크러버의 설치는 저유황유 가격상승 문제에 상관없이 대처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큰 비용부담 없이 기존 연료유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우리 국적선사인 HMM도 채택해 전체 선박의 83%에 설치한 방식이나,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LNG추진선은 노후선박 폐선 후 신조 발주 시 우선적으로 선호됐지만 최근에는 그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오히려 다양한 선박연료유 교체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외 해운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글로벌 해운사로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지향하고 있는 머스크(Maersk)는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는 등 새로운 대체연료 개발과 자체적인 투자를 통한 연료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친환경 선박 및 대체연료의 개발 투자에 진력하고 있으며, 세계 2위 글로벌선사인 MSC는 기존 선박의 LNG추진선박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적 선사들도 스크러버 설치를 넘어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대체연료 개발과 적용에 적극 나서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연료가 가장 친환경적이고 적합한가’, 또 ‘어떤 선박연료가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으로, 지속적인 모색과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미 언급했듯 해양선진국들은 대체연료 사용이 가능한 선박의 개발, 무탄소 연료를 사용한 선박 운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주요 조선소와 선사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대체연료 개발과 적용 테스트에 힘쓰고 있다. 특히, 머스크와 같은 글로벌 선사는 자신들이 선도적으로 대체 연료를 주도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까지 하다.

다만 현재 사용 중이거나 기술개발 중인 선박대체연료의 대부분은 가격대비 경제성이 부족하거나 기술적 혹은 연료공급의 안정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내재해 있어, 어느 연료가 대세가 될지는 예측불허인 상태이므로 흐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예의주시가 필요하다. 일례로, 암모니아의 경우 해운·조선분야에서 차세대 무탄소 연료로 가장 큰 관심이 주어지고 있는데, 수소보다 저장과 유통이 용이하고 비용도 저렴해 육상을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독성과 부식성이 강하며, 연소속도가 느리고 연소 시 아산화질소 등이 발생해 후처리 기술이 필요하다는 등의 단점 외에도 현재까지는 생산비용이 너무 높고 저장·벙커링 인프라가 필요한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개발과 대량생산이 이뤄지고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차세대 연료로서 가능성이 커 주목을 받고 있다.

탈탄소화 이슈에서 모든 선사들이 가장 고민스러워 하는 대목은 ‘불확실성’인데, 국제적으로 무탄소 대체연료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기 어렵고 수동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적 위상으로서는 더욱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 2050년까지 대략 30년의 유예기간이 남아 있어서인지 우리 해운업계의 대처가 다소 느슨하다 할 수 있다. 국내 선사들의 정확한 방향 설정과 포지션 정립, 그리고 실행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가 미흡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일부 선사들이 친환경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고, 해양진흥공사에서 특별보증 제공 등의 선박 친환경 설비 개량에 앞장서 온 점 등은 인정된다. 하지만, 대체적인 시각은 일부 기관이나 기업만의 노력과 추진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업이다. 때문에 선사와 조선 및 기자재업계, 연구기관, 정부 등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포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민관 모두 함께 국가적 차원의 정책수립과 대처가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대체연료 개발과 관련해 친환경선박 대체연료 발전협의회의 구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일시적 운임상승으로 국적 해운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우리 해운기업들이 수익성 확대에 치우쳐, 대체연료 개발에 대한 신규투자를 미루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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