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고인,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격무 시달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가 또다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J대한통운 부평지사 산삼중앙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가 전 모씨가 지난 14일 새벽 출근 준비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16일 새벽 5시께 사망했다.

전국택배노조연맹측에 따르면, 고인은 만 48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로 평소 지병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루 250여 개의 물량을 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은 지난 14일 새벽 5시 30분께 출근을 준비하는 중에 쓰러져 119로 병원 응급실에 후송됐으나, 뇌출혈이 심해 수술조차 못하고 16일 새벽 5시 10분께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고인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 씨는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6시께 출근했고, 화요일 기준 보통 밤 9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하루 12~13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택배노조측은 고인이 일했던 터미널의 근무환경이 상당히 열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고인은 고가 다리 밑에 위치한 터미널에서 근무함에 따라 혹한과 혹서의 날씨를 이겨낼 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없었다”며, “접안율이 낮아 고인도 차량을 레일에 대지 못하고 손수레도 레일과 멀리 떨어진 차량을 오가며 물건을 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산삼중앙대리점 터미널 전경
산삼중앙대리점 터미널 전경

택배노조는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 25명 중 9명이 CJ대한통운 소속 노동자”라며, “CJ대한통운이 ‘죽음의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선 더 이상 뒤에 숨지 말고 택배노동자 과로사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도 사회적 합의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지난 1월 점검과 같이 생색내기식 점검이 아니라 대책위와 함께 실질적인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 전반의 이행에 대한 실태조사, 그리고 이를 논의할 회의를 즉각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지난 16일 숨진 CJ대한통운 소속 전 모씨가 근무했던 고가 밑 터미널 현장.
지난 16일 숨진 CJ대한통운 소속 전 모씨가 근무했던 고가 밑 터미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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