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타 선정사업에는 통과했지만 부정여론 많아

윤석열정부 '공기업 호화청사 매각' 권고에도 신청사 건립 강행 움직임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신항. 부산신항은 대한민국 수출입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국내 대표 항만으로 2006년 신항 개장이후 기존 구항인 북항의 기능이 서서히 이전하면서 북항시대가 저물고 있다.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신항. 부산신항은 대한민국 수출입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국내 대표 항만으로 2006년 신항 개장이후 기존 구항인 북항의 기능이 서서히 이전하면서 북항시대가 저물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북항재개발지역에 건립키로 한 신사옥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사업 추진에 한 발 다가섰지만, 부정적 여론이 많아 실제 건립을 강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및 BPA에 따르면, BPA는 지난달 21일 기재부가 개최한 ‘공공기관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자문회의’에서 총사업비 2,633억 원 규모의 부산북항재개발지역내에 신사옥 건립에 대한 예타 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사옥 건립을 위한 예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BPA는 공공성 기능을 확대하고 북항재개발 지역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부산북항재개발 지역 내에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의 공공기관 예타는 공공기관의 신규 투자사업에 대해 사업의 경제성, 재무성, 정책적 평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제도이다. 이번 심의는 BPA가 신사옥건립에 대해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것으로,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가 통과되면 북항재개발지역에 사옥을 건립할 수 있게 된다.

BPA 홍보팀 관계자는 “기재부의 예타 심의에서 통과가 돼 예타를 받을 수 있게된 것으로, KDI의 조사가 통과되면 사업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신사옥 건립 추진 당시부터 부정적 여론이 많았던 상황이어서 실제 건립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안으로 ‘호화청사 매각’을 대표적인 키워드로 꼽은 만큼, BPA의 신사옥 건립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BPA가 지난달 22일 선제적 혁신안의 하나로 ‘경영혁신 추진단’을 발족하면서, 북항재개발 자산 매각을 통해 1조2,992억 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선도적인 공공혁신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공표한 만큼 사옥 건립에 대해 사실상 철회입장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의 예타 심의는 예타 대상 사업이니 예타를 받으라고 하는 것이고, 대외적인 상황과 관계없이 사업 추진 의사가 뚜렷하다면 추진하는 것이고, 예타가 통과되더라도 사업 추진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예타 신청을 하더라도 KDI측에서 대외적인 환경이나 부정적 여론도 살피기 때문에 통과가 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이미 부산항이 신항시대를 연지 한참 됐고 북항은 구항으로 물류기능이 저물어가는데, 뜬금없이 북항재개발지역과 같은 '노른자 땅'에 신사옥을 건립하겠다고 해 황당했었다”면서, “신사옥이 필요하다면 주요 사업지가 있는 신항 쪽에 건립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며, 실제로 타 항만공사도 사업지 인근에 사옥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혁신안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북항재개발 자산 매각이라던지,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거론한 것이 사옥 건립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아마도 별다른 지적이 없다면 사옥 건립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PA측은 신사옥 건립 철회 문제는 기획조정실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BPA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로선 철회계획이 있는지,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또 답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면서, “기획조정실장과 이야기 해보시라”며 답변을 피했다. 기조실 관계자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수 일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BPA는 지난해 매출 총 5,653억 원, 영업이익 1,012억 원, 당기순이익 307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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