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주주 달래고 정부재원 확보 ‘일석이조’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HMM이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중간배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산하 구조조정 기업들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정부 출자기관으로 정부 배당을 해줘야하는 상황에서 HMM의 중간배당은 주주를 달래고 정부 재정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은 상반기에도 운임상승에 따른 최고 실적이 예고된데다, 대주주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데 따른 주가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점과 맞물려 주주친화 방법의 하나로 중간배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HMM은 상반기 매출 9조9,527억 원 영업이익 6조857억 원 당기순이익 6조648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HMM은 주당 600원으로 총 3,000억 원 가량의 현금배당을 지급한 바 있다. 이 배당을 통해 산은과 해진공은 각각 607억 원, 585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한 바 있다.

산은의 정부배당도 역대급이었다는 점에서 HMM의 중간배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산은은 순이익 2조5,000억 원 가량을 기록함에 따라, 정부에 배당성향 34%를 적용해 전년 대비 4배에 달하는 총 8,331억 원 가량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정부 출자기관인 산은은 정부에 순이익을 기준으로 매년 정부에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흑자로 전환된 2017년부터 지급된 배당금이 1,000~2,000억 원대와 비교해 기존 대비 4배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다. 참고로 산은은 2017년 1,471억 원, 2018년 1,449억 원, 2019년 1,120억 원, 2020년 2,096억 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지급했다.

특히,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회사들 중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재정확보 차원에서도 중간배당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이나 아시아나 등 산은 관리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배당성향이 대폭 늘어나지 않았음에도 HMM의 최대실적에 힘입어 산은 역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정부에 많은 배당을 해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최근 들어 산은이 HMM의 소액주주들을 달래면서 부족한 정부 재원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배당을 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해운호황이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중간배당을 할 경우, 회사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불황에 대비해 회사가 신규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데, 최근 발표한 15조 원 중장기 투자계획에 대한 알맹이도 없는데, 배당으로 돈을 써버리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은측은 HMM의 중간배당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