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금리 상승 등으로 총사업비 산정에 난항

오는 2027년 완전자동화 터미널로 개장될 예정인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터미널에 대한 운영사 공모가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코로나 및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자재 비용 및 금리가 급등해 공모가 쉽지않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 및 항만업계에 따르면, IPA는 2027년 개장을 목표로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의 상부공사를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측에 따르면 실시설계를 2024년까지 마무리하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7년 개장한다는 입장이다.

IPA의 계획대로 2027년 부두가 개장하기 위해선 최소한 내년 상반기에는 운영사 공모를 진행해야 하는데, 관련업계에선 대외적인 상황으로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PA 관계자는 “총사업비 산정은 올해 안까지 마무리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입찰 공모 진행을 목표로 내년 1월까지 임대료 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서도, “(공사 내에서) 아예 못하겠다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외적인)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천항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과 전쟁 영향에 따른 자재값 급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30%에서 최대 50%까지 오른 상황이어서 현 상황대로 임대료를 산정할 수도 없고 이 비용이 확정되지 않으면 사용료를 추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상반기 입찰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 9월 불거진 레고랜드 대출부도 사태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시장이 악화된 것도 이번 운영사 입찰 공모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사측은 PF는 입찰공고 시점보다는 실제 약정시 금리가 중요한 사항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국공채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단시간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 9월 레고랜드 건설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발행한 강원도 보증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국내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 사태로 도로공사 및 한전, 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공사채 및 중단기물 채권이 전액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로 연결됐다.

IPA 관계자는 “PF가 문제인 것은 맞지만 PF는 입찰공고 시점보다는 약정을 체결할 때 금리가 중요한 상황이라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어찌됐든 시장 상황을 봐서 최종적으로 입찰공고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던 국공채 신뢰도 하락으로 PF시장이 요동치면서 건설사 위기론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시점”이라며, “IPA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지만 단기간 내에 PF시장이 안정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입찰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신항 1-2단계 ‘컨’터미널은 총 길이 1,050m로 4,000TEU급 전용 부두 3개 선석 규모로 국내 항만 중 최초로 컨테이너 무인이송장비인 AGV가 도입되는 완전자동화터미널로 개발될 예정이다. 인천신항에서 지난 2014년 한진터미널 개장 이후 약 8년만에 나오는 터미널 운영사 입찰로 국내외 부두운영사 및 선사들의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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