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접안에 3주 소요, 1항차만 1달여 걸려

지난달 8일 출발 써니로터스호 29일 부산항 도착

러시아항로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진 고려해운이 결국 2항차부터 소형 피더선으로 선박을 교체해 투입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운업계는 러시아 현지 사정으로 선박 접안에만 4주 가량 소요되자 불가피하게 소형선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부산항을 떠나 10일 도착 예정이었던 고려해운의 블라디보스톡 서비스가 당초 예상보다 선박 접안이 지연되면서 2항차부터 선박사이즈를 줄여 700TEU급인 '써니 달리아(Sunny Dahlia)호'로 교체 투입된다. 고려해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블라디보스톡 항로에 대한 투입 선박을 써니 달리아호로 표기하고 이달 9일, 19일, 25일 부산을 출항한다고 공표했다.

당초 1항차를 서비스했던 '써니 로터스(Sunny Lotus)호'는 1,048TEU로 중형 피더선이었으나, 고려해운은 해당 선박을 일본노선에 변경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의 선박 위치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5일 기준 써니 로터스호는 후쿠오카를 출항한 것으로 나타난다.

관련업계에선 고려해운이 이처럼 2항차부터 곧바로 선박을 소형선으로 교체한데에 대해 블라디보스톡의 선박 접안문제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고려해운측은 써니 로터스호의 향후 스케줄에 대해 “주1항차로 매주 화요일에 부산을 출발해 일본을 거치지 않고 목요일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써니 로터스호의  항만입출항 기록 [출처-베슬파인더 캡쳐]
써니 로터스호의 항만입출항 기록 [출처-베슬파인더 캡쳐]

하지만 고려해운의 설명과 달리 써니 로터스호는 지난달 8일 부산항을 출항한 이후 지난달 24일에야 블라디보스톡에 선박을 접안하고 이후 26일 한 차례 이접한 다음 27일에서야 출항해 부산항에는 지난달 29일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해운은 주1항차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1항차 운항에 3주나 소요되면서 다음 항차부터 선박사이즈를 소형선으로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 통상 선박사이즈와 상관없이 운항비는 고정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큰배에 화물을 많이 실어날라야 이익을 보는데 중형급 피더선이 한 달 가까이 항구에 묶여있으니 불가피하게 소형선으로 교체한 것 같다”며, “하역만 3~4주씩 소요되는데 일본 노선에 투입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하역지연으로 서비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고려해운 입장에서도 원양항로의 운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차원도 있었을 것”이라며, “화물 예약을 받은 상황이라 당분간은 서비스를 유지해야겠지만, 지금처럼 소형선이라도 지속적으로 투입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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