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보 추천 이사 3월말 임기 만료

HMM의 3대 주주였던 신용보증기금 추천 이사의 임기가 내달말 종료됨에 따라, 이번에 새로이 3대 주주로 올라선 SM그룹이 이사를 추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MM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 추천으로 HMM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규복 씨가 내달 29일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내달 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이사회를 개최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HMM은 매달 이사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달 14일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이사회에는 사내이사로 김경배 대표와 박진기 부사장이, 사외이사에는 정우영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산업은행 추천)와 우수한 중앙대 교수(해양진흥공사 추천), 김규복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신보 추천)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김규복 고문은 지난 2017년 HMM 사외이사로 선임돼 비교적 오랜기간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추가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HMM 매각 이슈가 있어 1년 연임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난해 3대 주주였던 신보를 밀어내고 새롭게 3대 주주에 오른 SM그룹이다. 현재 HMM의 주주구성은 산업은행 20.69%, 해양진흥공사 19.96%, SM그룹 5.52%, 신보 5.02%이다.

원칙대로라면 3대 주주인 SM이 해당 자리에 대해 이사 추천권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경쟁사인 SM상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HMM 인수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양대 주주측에서 SM그룹의 경영 참여를 견제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신보 몫으로 선임된 김규복 씨가 임기가 종료되는데 꽤 오랫동안 이사직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연임은 어렵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SM그룹이 HMM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이사 추천권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HMM측에서도 이를 방어하기 위한 준비는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대 주주의 지분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SM그룹이 이사 추천권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 지분이 50%를 육박하기 때문에 5.52%를 갖고 있는 SM그룹의 요구를 수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SM측에서 신보 몫의 이사자리를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더 큰그림에서는 HMM 인수 작업에 있어 캐스팅보트를 쥐고가기 위한 것으로 추측돼 주총전에 열리게 될 이사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대한통운 인수전 당시 STX그룹이 장내 주식매입을 통해 M&A전에 뛰어든 사례를 되짚어 보면 업계의 이 같은 추측에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지난 2005년 STX그룹은 그룹 계열사인 STX팬오션(현 팬오션)을 통해 대한통운 지분을 대량 매입하고도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했다. 이후 3년만인 2008년 대한통운의 금호렌터가 인수 반대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하면서 450억 원 가량의 차익을 얻은 바 있다.

A선사 관계자는 “과거 STX가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장내 주식매입을 하면서 인수전에서 우위를 확보하려 했었는데, SM그룹의 HMM 주식 매입이 당시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하다”며, “SM그룹 입장에선 이렇게 해서 HMM을 인수하면 성공한 것이고, 인수를 못하게 되더라도 나중에 비싼 값에 주식을 되팔수 있으니 손해볼 것은 없는 상황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HMM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는 통상 1주일 전에 공표해 주는데 그날 이사회 안건 등이 올라온다”며, “14일에 이사회가 열릴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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