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건설은 기본…운영 및 배후부지 분양까지

글로벌 선사와 부두 운영사들이 신규 투자를 결정할 때는 부두의 단순 운영을 넘어 개발부터 운영까지 장기간 연결된 사업을 펼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선 민자부두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탓에 사업 자체가 예전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개도국이나 신흥국가에서는 국가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민자개발이 글로벌 투자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 항만 전문가는 “해외에서 신규로 항만을 확보하려면 개발단계부터 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발빠른 선사나 운영사들은 초기부터 따로 또는 같이 신흥국의 항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이같은 글로벌 항만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시공능력 상위권을 선점하고 국내 여러 항만 개발을 주도한 바 있는 이 회사는 부두 개발부터 운영까지 연결된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대시설인 배후부지 개발에서 분양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항만물류시장에서의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하는 항만사업자로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대산업개발이 국내에서 펼치고 있는 항만사업에 대해 조명해 봤다. <편집자 주>

                                                                                                                              부산 BCT 전경
                                                                                                                              부산 BCT 전경

- 부산신항 최적의 지리적 이점 지닌 BCT, 최첨단 터미널로 개장

국내 최초 원격조정방식의 안벽크레인이 도입된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은 부산신항 도입부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이점이 뛰어난 터미널이다.

BCT는 지난해 4월 우선적으로 선박수리, 선원 교대 등 본선 작업 외의 사유로 접안이 필요한 선박을 수용하는 것을 시작하는 선석 개장을 통해 터미널 운영을 개시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첫 모선 작업을 기점으로 6월 국적선사 3사 컨소시엄의 동남아 노선, 7월에는 외국적선사 운항 원양 노선을 연달아 유치했다. 올해 1월에는 국적선사의 한일노선이 기항하기도 했으며, 지난달에는 동남아시아 노선, 이달부터는 외국적선사 미주노선을 유치하는 등 관련 영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BCT는 당초 HDC현대산업개발과 HMM이 지분율을 50대50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5년 출자자 변경 승인을 통해 현산 40%, KIAMCO(KDB인프라자산운용) 40%, 대우건설 15%, HMM 5% 등으로 지분구조가 변경되면서부터 현산이 직접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터미널은 5만t급 선박 3척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을 갖추고 있으며, 최신화된 무인 원격조종 안벽크레인 11기가 도입됐고, 초대형선 접안이 가능하게끔 18m 수심을 확보하고 있다.

또 63만㎡(약 19만평) 규모에 년 22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22개의 수직형태 자동화 블록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는 해상과 육상을 완벽하게 분리해 차량 진출 시 안전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ARMGC 44기와 각 라인에 설치된 TPDU(Truck Position Detecting Unit)을 통해 130대 이상의 트럭이 동시에 작업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BCT 관계자는 “터미널 개장으로 추가 선석이 공급되면서 부산항의 물량 처리 능력이 향상됐고, 기존 터미널 선석 혼잡을 완화함으로써 부산항 전체에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며, “기존 터미널의 장치장 혼잡으로 제한됐던 대형수출화주에 장치장 역할을 제공하면서 수출업체의 물류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하고 화주와 선사간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마산아이포트 전경
                                                                                                                      마산아이포트 전경

- 마산아이포트, 애물단지가 지역 대표 기능항만으로 변신

가포신항에 위치한 마산아이포트는 총사업비 2,246억 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3만t급 선박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이다. 마산아이포트는 HDC현대산업개발에서 25% 가량을 출자해 현재 운영 중이며, 시설은 국가에 귀속되고 사업시행자가 30년간 관리운영권을 획득하는 민자개발 방식으로 건설됐다.

해당 부두는 2015년 개장한 이후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해 한동안 항만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당초 가포신항은 인근 부산신항과 광양항의 보조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컨테이너전용부두로 계획됐지만, 개장 이후 인근 대형항만에 끼어 오히려 물동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2016년 해수부와 사업시행자인 마산아이포트는 사업 재구조화를 통해 ‘컨’부두에서 다목적부두로 변경함에 따라 1~3번 선석은 자동차 부두로, 4번 선석과 기타 야적장은 벌크와 중량화물,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마산아이포트의 가장 큰 강점은 특허 보세구역에서 부피가 큰 화물을 조립하거나 선박에 싣는 작업이 가능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내·외국 화물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냉동플러그 108개, 위험물장치와 특수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항만하역, 옥외·옥내 보관 등도 가포신항에서 수행 중인 핵심 사업”이라며, “기자재 보관은 물론 관리, 재가공, 운송 등의 물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두 내 대형 옥내창고는 마산아이포트에서 자랑할 만한 물류 인프라로, 대형크레인 작업이 가능하다. 8,400㎡(약 2,500평) 규모 6개동과 1만㎡(약 3,000평) 규모의 창고에는 삼성중공업, 효성중공업 등의 조선해양기자재를 보관하고 있다. 중량물과 프로젝트 화물도 항만하역에서 보관, 화물관리, 기타 작업까지 이뤄지는데, 넓은 야적장을 통해 부피가 큰 화물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마산가포신항 하역장비는 165t 규모를 견인할 수 있는 터그마스터와 컨테이너크레인, 야드트랙터, 리치스태커, 포크리프트 등을 구비하고 있다. 여기에 항만 내에 47개의 CCTV를 설치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목적 클린부두 운영을 취해 청소차도 운영하고 있다.

마산아이포트 관계자는 “부두가 안정세에 돌입하면서 물동량이 개장 첫해 176만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84만t을 처리하는 등 개장초기 대비 21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운오리새끼에서 명실상부 마산지역을 대표하는 기능항만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신항 배후단지
                                                                                                                        인천신항 배후단지

- 민간개발 인천신항 배후단지, 11월 준공 예정

인천신항배후단지(주)는 1종항만배후단지인 ‘인천신항항만배후단지(1단계 2구역) 개발사업’에 대해 민간개발방식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올해 11월 준공을 목표로 시행 중으로 해수부와 사업시행자인 인천신항배후단지(주)의 협약으로 추진되고 있다. 총 94만2,613㎡ 규모로 개발되며 총사업비 1,381억 원(2021년 7월 기준)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해수부에서 항만배후단지로서는 최초로 추진한 민간개발방식 프로젝트로, 지난 2020년 2월 인천신항배후단지(주)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인천신항배후단지(주)는 건설투자자(CI)로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을 주축으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으로, 현산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총사업비의 46%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배후단지 개발사업은 개발이 완료되면 사업시행자가 투자한 총사업비 범위 내에서 해당 사업시행자가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에 사업시행자측은 취득 예정부지에 대해 개발사업에 참여한 전략출자자들에 우선 분양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신항배후단지 1단계 2구역은 항만배후단지를 적기에 공급하고 고부가가치 물류·제조기업을 유치함으로써 항만물류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며, “개발 완료 후 항만배후단지의 수요 충족을 넘어 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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