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선사 국가 개입 일정부분 필요" /
"2M 해체 후엔 시장재편 불가피"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서비스인 ‘챗GPT’의 시대가 다가온다. 국내에선 지난해 말부터 베타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5개월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연일 화제다.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국민 3명 중 1명이 이 ‘챗GPT’를 사용해 봤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이미 일부 산업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는 등 AI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향후 미래산업 첨단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산업이 그렇듯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해운, 항만, 물류 등의 산업에서도 IoT, 드론, 로봇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오고 있다. 이러한 첨단화 흐름 속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료를 취합 및 분석하고, 예측까지 도와주는 ‘대화형 AI’의 등장은 이들 산업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화형 AI’인 챗GPT가 국내 해운, 항만, 물류(택배)산업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고, 또 주요 이슈들에 대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해졌다. 챗GPT와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해운, 항만, 물류(택배) 등 3개 산업의 주요 이슈 및 미래를 전망해 봤다. <편집자 주>

TIP. 챗GPT는 최신 업데이트 기준일(2021년 9월) 이후 해운시장 이슈에 대해서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 일례로 미국이 주도했던 2M 해체 발표(2023년 1월) 이후 시장 재편에 대해 업데이트 이후 발생한 이벤트임에도 대체적으로 정확하게 예측을 하고는 의미있는 분석과 답변을 내놓았다. 컨테이너 선사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진단을 하기도 했으나, 데이터가 부족한 탓인지 아시아역내 선사들에 대한 분석은 ‘제로인프라 구축’ 등 다소 엉뚱한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또 미국의 안보의식이 반영됐는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용선대 매각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M이 2025년 해체한다고 발표했는데 이유는.

- 2M은 MSC와 머스크가 함께 운영하는 해운연합으로, 주요 노선에서 서로 협력해 컨테이너 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2M은 2015년에 설립돼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2021년 기준으로 2M 소속 선박은 대부분 적재율이 높지 않았다.(실제론 2021년 1월 이후 물량이 급증했다.)

2M 해체 발표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주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동량 부족과 새로운 환경 규제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부족으로 인해 해운업체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재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2M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적재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지만, 새로운 환경 규제인 환경선박규제(EEXI이나 ESR로 오기) 등으로 인해 이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또 미국 통상정책에서 MSC와 머스크를 차별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증가하면서 이는 2M의 해체 결정으로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해상 선복량이 폭증하던 시기는 2021년 1월 이후부터이며, 그 이전까진 선복과잉으로 2M도 적재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또 기존 P3에서 우회해 결성된 2M이 2015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미국 경쟁당국의 견제를 받아왔기 때문에 2M 해체 발표 이전 데이터가 집약된 챗GPT도 2M의 해체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M 해체 이후 HMM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는 어떻게 될지.

- 2025년 2M 해체 이후 디 얼라이언스는 현재 구성원인 하팍로이드(Hapag-Lloyd), ONE(Ocean Network Express), 양밍(Yang Ming Marine Transport Corporation), HMM을 포함한 다른 해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해운사를 모집해 구성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또 2M의 해체로 인해 적극적인 M&A를 통해 경쟁력 강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시도할 수도 있다. 따라서, 디 얼라이언스는 다양한 전략을 고려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25년 이후 해운시장 재편 방향은.

- 2M은 해운시장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2M 해체 후에도 다른 대형선사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물류산업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종합물류기업으로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2M의 해체는 해운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지만, 종합물류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대형선사들은 더 고도화된 전략과 기술,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2M 해체가 해운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해운업체와 물류업체,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산업구조 재편의 가능성이다. 총체적으로 2M 해체 이후 해운시장은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하지만, 대형 선사들과 종합물류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HMM을 비롯한 컨테이너선사에 대해 각 국가들의 정책지원이 많은데, 일각에선 국가가 해운업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 컨테이너선사는 세계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에 국가들이 해운업에 대해 정책지원을 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일부 기업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른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책지원은 기업들이 발생하는 고정비용, 새로운 기술개발, 국제규제 대응 등의 부담을 줄여 줘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국가의 해운업 개입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며, 기업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를 수용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만, 국가의 개입이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경우에는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국가들은 적절한 수준의 정책지원과 개입을 통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을 기업들이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머스크는 전통 해운방식을 탈피하고 물류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머스크의 이같은 선택으로 기존 고객 다수가 이탈하기도 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같은 사업 확장이 맞는 방향인가.

- 머스크가 전통적인 해운방식을 깨고 물류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결정은 대담한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전에는 물류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은 물류사업과 해운사업을 각각 수행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통합해 고객에게 더욱 포괄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머스크의 이러한 선택은 물류산업에서의 교란을 일으키며 기존 고객들 중 일부는 이탈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를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층을 모색하고, 자사의 물류서비스를 더욱 확장해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머스크의 이러한 선택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머스크는 인공지능 및 자율 운전 기술 등 새로운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래의 물류산업을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머스크의 선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잘한 일이었을 수 있다.

▲ 해운회사들의 잇따른 물류시장 진출에 문제는 없는지.

- 해운업에서 물류업으로의 진출은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이다. 이전에는 해운업과 물류업은 서로 독립적인 산업으로 분리돼 있었지만, 최근 해운업의 경쟁 환경이 심화되면서 해운업사들은 수익 창출 기회를 넓히기 위해 물류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과 물류업은 각각 다른 산업 구조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운회사들이 물류업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프라와 기술, 인재 등을 갖춰야 한다. 또 물류업은 해운업과는 달리 다양한 국내 규제와 거래 조건이 존재하므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해운회사들이 물류업에 진출하면서 다른 물류업체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러한 경쟁이 해운회사들에게 새로운 시장과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경쟁에 뒤처지면서 해운업 자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해운회사들이 물류업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분석과 전략 수립, 적극적인 기술 및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하다.

▲ 우리나라는 각종 에너지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인데, 이러한 에너지 전용선대를 사모펀드에서 보유하고 있으면서 해외매각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

- 가스공사나 한전 등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선대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용선대의 해외 매각에 대한 논란은 매우 예민한 문제이다.

한편, 사모펀드 등이 전용선대를 매각하는 것은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일반적인 투자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선 관련 부처 및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 전통적으로 가족경영을 강조해 왔던 MSC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경영방식을 바꿨는데.

- MSC가 전통적으로 가족경영을 강조해 왔지만 최근에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면서 경영방식을 바꾸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MSC의 전문경영인 소렌토프는 2020년 12월 취임했다.)

일단 선박 운송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들의 노하우와 경영전략이 필요해졌다. 또 급격한 기술 발전과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경영전략과 전문 지식이 필요한데, 전문 경영인들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경영방식을 돌아볼 수 있어, 기업 경영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아울러 MSC의 해운업 규모가 계속해서 커져감에 따라, 국제적인 규제와 법률, 제도적인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하게 됐다.

이 같은 이유로 MSC는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고 있으며, 경영 방식의 변화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글로벌 항만기업인 DP월드가 피더선사와 물류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비한 아시아 역내 선사들이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 아시아 역내 선사들은 디지털화, 환경문제 해결, 제로인프라, 다자간 협력강화 등을 할 수 있다.

물류체인의 핵심인 인프라는 현재까지도 큰 고민거리이다. 이에 선사들은 최근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로인프라(Zero Infrastructure)를 추구하고 있다. 제로인프라는 대규모 창고나 컨테이너 기지를 갖지 않고, 컨테이너나 물류 상품을 보관하는 대신 기존의 공간을 활용하거나, 인터넷 쇼핑몰 등의 제3자에게 임시로 보관을 맡기는 방식이다.

(추가적인 답변에서 제로인프라는 자체 인프라를 보유하지 않고 외부 클라우드나 플랫폼을 이용해 기존에 필요한 물리적 인프라를 최소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유추해본 결과 제로인프라는 이커머스나 제조업 또는 유통업체에서 행하는 사업으로 추정되는데, 아시아 역내 선사들에 대한 정보부족에 따른 혼선이거나 내부 데이터간 정보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