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만 핵심인 AGV 장비 1대도 반입 못해 /

업계, "충분한 테스트 필수…현 시점에선 무리" 지적

지난 4월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개장 점검에 나선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지난 4월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개장 점검에 나선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오는 10월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터미널로 개장 예정인 부산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에 현재까지 자동화 핵심 장비인 AGV가 단 1대도 반입되지 못하는 등 완전개장에 의문이 일고 있다.

동원그룹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중 2-5단계 터미널에 도입될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이송장비) 60대 중 우선 발주된 1~2호기가 현재까지도 부두에 반입되지 못하고 평택신항에 묶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장비는 당초 지난달 말께 2-5단계 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장비가 진입할 도로가 정비되지 못해 평택신항에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동원그룹 관계자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통관문제로 평택신항에 있는 것은 아니며, 진입도로가 포장이 안돼 길이 울퉁불퉁한 관계로 2주 내에 포장을 완료하고 장비를 반입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부산신항 서‘컨’부두 중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이 운영할 2-5부두는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시설을 갖춘 터미널로 개장될 예정으로, 길이 1.050m 규모에 연간 하역능력은 195만TEU이다. DGT 주주구성은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신감만) 60%, 부산항만공사(BPA) 30%, 한진 10%이며, 해양수산부와 BPA는 오는 10월 ‘완전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AGV는 이른바 '항만 무인화의 꽃'으로 불리우는 핵심 무인장비로, 중국과 유럽 로테르담항, 미국 롱비치항 일부에서 사용중이다. 국내선사인 HMM도 자사가 운영하는 로테르담터미널에서 AGV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AGV는 터미널 야드에서 무인으로 컨테이너를 이동시키는데 활용되는 장비로, 항만 자동화를 위한 핵심 장비가 완전 개장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재까지 단 1대도 부두에 반입되지 못하자 관련업계에서 오는 10월 개장에 의문을 갖고 있다.

2-5부두에 도입될 AGV는 총 60대로,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업체가 이중 17대를 제작하고, 이후 국내 업체인 현대로템이 기술이전을 받아 잔여분인 43대를 제작해 터미널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부산신항 운영사 관계자는 “장비가 최초 도입인 만큼 충분한 테스트기간을 거쳐야할텐데, 업계에선 최소 6개월은 장비가 야드를 돌아다니면서 충돌이 없는지 등을 봐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정대로 지난달 말에 1~2호기가 들어왔어도 개장이 힘들것으로 봤는데, 최초 장비가 이달 중순에나 들어온다고 하면 완전개장까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AGV 한 두 대를 가지고 야드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고 한꺼번에 야드에서 운영해 문제가 없는지를 살펴야 하는데, 1호기도 안들어왔다고 하면 10월에 개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며, “순차도입이라고 하는데, 선석간 이동이 없다는 전제 하에 한 선석당 20대씩 돌아다닌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고 개장까지 장비 테스트를 완벽하게 끝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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