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친환경 항해' 선도하는 HMM

- “친환경 경쟁력 키워 글로벌 탑클래스 선사로 성장”
- 차세대 기술 도입 적극 추진…IMO 규제에도 선제적 대응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2050 탄소중립’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입찰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이에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각국을 기항하는 해운업의 경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환경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면 선박 운항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어, 환경 이슈에 민감한 업종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대표 국적 원양선사인 HMM도 환경 이슈에 유효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15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담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는데, 선대 확장과 사업다각화 등 다양한 내용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었다. 갈수록 강해지는 환경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탑클래스로 성장하겠다는 HMM의 탄소중립 대응전략을 알아본다.<편집자 주>

- 2050 탄소중립 선언 ‘친환경 선사로 도약’

HMM의 친환경 행보는 이미 진행 중이다. 2021년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 과거 실적과 중장기 투자계획, 동종 해운업계의 온실 감축 트렌드 등을 파악해 적정한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행해 나가고 있다.

세부적으로 고효율의 초대형선을 도입하고, 저효율 선박 비중을 줄여 선대 에너지 효율을 높여왔고, 기존 선대의 경우 선체 저항을 줄이기 위해 프리미엄 방오 도료(antifouling paint, 오염방지 도료)를 도입하고 구상선수(선박의 앞 모양)를 운항선속에 적합한 형태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 효율 개선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2015년에는 에너지 효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 TFT를 구성했으며,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선박종합상황실을 구축했다. 선박종합상황실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선박의 운항 효율을 분석, 개선안을 도출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HMM은 탄소 배출량을 10년동안 절반 미만으로 줄였다. 자체 분석 결과 컨테이너 1TEU를 1km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2010년에 68.7g에서 2021년 29.05g으로 57.7%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르웨이 컨테이너운임 분석업체인 ‘제네타(Xeneta)’의 지난해 4분기 탄소배출지수(CEI, Carbon Emissions Index) 조사 결과, HMM은 동아시아~미 서안 구간에서 최우수선사로 선정됐다. ‘제네타(Xeneta)’는 스웨덴의 해양산업 분석업체인 ‘마린 벤치마크(Marine Benchmark)’와 함께 정기선사들의 CEI를 매년 분기별로 발표하는데, 전세계 13개 노선을 대상으로, 선박의 실제 운항데이터와 선박 스펙을 감안해 산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CEI는 선사들의 탄소집약도 관리체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수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CEI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4분기 해당 구간에서 70.2를 기록, 15개 선사의 평균치인 96.2보다 27%나 낮았다. 특히, HMM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적재율을 기록하면서도 더 적은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밖에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 설치율 1위 ▲해양 생태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조기 설치 ▲잠수로봇 도입을 통해 선박 청소 시 환경오염 예방 ▲항만 정박 시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해 선내 발전기 대신 육상 전력을 사용하는 AMP 설비 설치 등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실행해왔다. 그 결과, HMM은 2019년 1월 미국 오클랜드항만으로부터 ‘친환경 우수선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 로이드리스트가 주관하는 ‘Lloyd’s Loading List Global Freight Awards 2019’에서 ‘환경부문 최우수선사(Environment Award)’로 선정되고, 2020 지속가능경영 유공 정부포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문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그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 친환경 기술의 선제적 도입을 통한 경쟁력 강화

HMM은 탄소중립을 본격화하기 위해 차세대 친환경 기술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메탄올을 주연료로 하는 9,000TEU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해 친환경 선박 도입을 본격화했다. 메탄올은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황산화물(SOx)은 사실상 배출이 없으며, 질소산화물(NOx)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또 메탄올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도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고 있다.

다양한 업무협약을 통한 친환경 기술 도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선, 롯데정밀화학과 ‘탄소중립을 위한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암모니아·메탄올 벙커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HMM은 롯데정밀화학이 해외에서 확보한 암모니아의 해상운송을 담당하고, 운송 선박의 운영 및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HMM은 해당 협약으로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된 암모니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와는 친환경 바이오선박유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바이오선박유는 화석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80% 이상 적은 폐원료 기반 바이오디젤과 선박유(벙커C유)를 각각 3:7 비율로 섞어 생산한 연료로, 기존 선박 엔진을 개조하지 않고도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준수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및 국내 친환경 설비 전문기업인 파나시아와는 컨테이너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의 실증 연구를 진행한다.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OCCS, Onboard Carbon Capture System)은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배출을 방지하는 온실가스 대응기술이다. 향후 IMO 등 국제기구로부터 탄소 감축량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 선박 온실가스를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MM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대체연료 연구개발 및 저감 기술도입으로 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 탄소배출저감 규제, ‘보유선박 99% 적합’

HMM은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시행중인 CII(탄소집약도지수, Carbon Intensity Index) 규제에 보유 선박 중 99%가 충족하고 있다. CII는 IMO가 시행하는 환경규제로, 1t 화물을 1해리(1,852m)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연료사용량, 운항거리 등 선박 운항정보를 활용해 지수화한 수치이다.

IMO는 올해 운항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CII 등급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관리하고, 일정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선박 운항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5,000t 이상 선박은 1년간 운항정보를 바탕으로 A~E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3년 연속 D등급 또는 1년간 E등급을 받은 선박은 C등급에 맞춘 시정계획을 승인받기 전까지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

 

HMM은 CII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CII 시뮬레이션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데, 직접 보유한 사선 67척 중 1척을 제외한 99%에 해당하는 선박이 운항에 적합한 A~D등급 예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HMM의 우수한 CII 등급은 고도화된 데이터 기반 선박 에너지효율 관리와 항로 특성별 운항계획을 통해 항내 체류시간(컨테이너선 기준)을 기존 대비 11.1% 단축한 영향이 크다”며, “저속 운항, 고효율 프로펠러 교체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 첫 바이오선박유(Bio Marine Fuel) 시범 운항 개시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바이오선박유’(Bio Marine Fuel)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바이오선박유는 폐원료 기반 바이오디젤과 선박유(벙커C유)를 각각 3:7 비율로 섞어 생산한 연료로 기존 선박 엔진을 개조하지 않고도 사용 가능해 IMO의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HMM은 바이오선박유를 사용할 경우 약 2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도입을 확대해 연간 전체 연료의 5~10% 수준까지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바이오선박유는 기존 선박유 대비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지속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온실가스 규제에 적극 대응하고 화주들의 친환경 수송 요구에 부합하는 '그린 서비스'를 본격화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친환경 활동 ‘활발’…해양환경 보전에도 ‘앞장’

HMM의 친환경 경쟁력은 사업 외적인 면에서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국내 해운사 중 처음으로 선박에서 발생하는 폐로프를 재활용해 양질의 나일론 원료를 생산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했다.

해운사의 선박은 항만에 정박할 때 계선줄이라고 불리는 두꺼운 로프를 사용한다. 통상 20개 안팎의 로프로 선박을 단단히 고정시키는데, 선박과 선원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5~7년 주기로 교체한다. HMM에서는 연간 20여t의 폐계선줄이 발생하는데, 중량 기준 약 80~90%가 재활용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국내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영종도 거잠포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정하고, 다양한 정화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반려해변 제도는 기업·단체 등이 특정 해변을 지정해 자신의 반려동물과 같이 가꾸고 돌보는 해변입양 프로그램이다.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2020년 9월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HMM 관계자는 “거잠포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산책로 녹지공간 정화활동을 펼쳤다”며,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입양 기간 동안 연 3회 이상 반려해변을 찾아 정화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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