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완우 객원논설위원
                               남완우 객원논설위원

[데일리로그 = 남완우 객원논설위원(現 전주대 교수)] 해적(海賊)은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으로 종종 등장한다. 조니 뎁이 출연한 ‘캐리비안의 해적’은 2003년 개봉돼 지금까지 5편이 제작됐고, 손예진이 출연했던 ‘해적’도 2편까지 제작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해적들은 유쾌하고 자유롭고 또 정의롭기까지 하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초기까지 해적인 왜구(倭寇)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던 나라였다. 얼마나 왜구가 심했으면 섬이나 해안가에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했을 정도다. 고려말 정지 장군은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수군 창설을 공민왕에게 직접 제안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해적이 또다시 설치고 있다. 올해 8월 해수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해적사건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12%나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아시아 해역에서 해적 사건이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해적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한 곳이다. 바로 2011년 발생한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이다. 이 사건은 아덴만을 지나가던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되자 해군이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을 투입해 인질 21명 모두 구출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아덴만 여명작전’이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해군의 대테러 진압 실력을 보여주었고, 더불어 대양해군 필요성을 부각시켰으며, 이지스함 추가 건조와 대형화된 독도함 등의 후속 전력 증강에도 힘을 얻었다.

대양해군이 된다는 것은 해군의 작전 영역이 연안에서 대양으로 확대된다는 것뿐 아니라 그에 걸맞은 기술과 경제력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해군 관련 분야에서 방산 수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방산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방산 수출로 13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46조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났다.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해군 관련 방산과 관련해 영국의 방산 컨설팅社 ‘제인스 포캐스트’는 2022년부터 2031년 10년 동안 우리나라가 수출할 수 있는 세계 함정 수출시장 규모는 590억 달러(한화 77조 원)라고 봤다.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방산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이 중요하다. 방산 수출기회는 동맹국에게 주는 것이지 제3국에게 주는 산업은 아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해군은 미국 해군과 함께 훈련하며 동맹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 해군의 협력이 절실한 부분도 있다.

해군은 대양으로 나아가기 위해 경항공모함 등 여러 정책들을 펼치고 있으나, 예산부족이나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단순히 국방비 관점에서만 보면 안 된다. 이것의 경제적 파급력과 미래 산업육성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투기는 외국에서 사오는게 싸다”, “경제성이 없고 수출할 곳도 없다” 등이 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전투기 제작국이 됐고, 그에 걸맞은 항공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해군도 마찬가지이다. 대양해군을 위한 여러 정책들이 “경제성이 없다”, “우리와 맞지 않다”는 비판에 멈출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미래를 보고 거북선을 만들지 않았다면 임진왜란 승리는 없었을 것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당장의 손익이 아닌, 미래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당당히 나아가는 해군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