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회사 키우는 법? 어렵지 않~아요. 그냥 회사 설립 후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독려해 가며 연말 배당금도 회사에 재투자하면 직원들이 회사에 애사심도 생겨 일을 더 열심히 일을 할거예요. 그러면, 결국 회사는 불황 속에서도 성장하는 거예요.”

전세계 해운시장의 전반적 불황에도 불구, 최근 장금상선이 영업이익 달성에 선대확충까지 겸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이 회사 고위관계자가 대답한 내용을 요즘 유행하는 한 개그 코너의 말투로 각색해 봤다.

비단 기자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도 장금상선의 불황 속 성공적 행보에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선사 임원도 “이런 불황에 잘나가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을 정도다.

장금상선은 최근 벌크와 컨테이너 부문 할 것 없이 어려운 해운시황에서 올 3분기까지 매출 5,570억 원에 351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업계 빅3로 분류되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이 올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최근 주력부문인 컨테이너와 별도로 벌크선대 확충에도 힘쓰고 있는데, 주목할 부분은 신조보다는 중고선으로 저가에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2~3개월 동안 케이프사이즈 3척과 VLCC 2척을 중고선으로 도입해 지금같은 상황에서 보다 싼 값에 선대를 확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운하는 사람들이 중고선가가 낮을 때 선대를 확충하는 방법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인데, 장금상선은 시기를 잘 맞췄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장금상선이 지금과 같은 불황에도 영업이익과 선대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오너의 ‘솔선수범식 경영’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금상선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오너인 정태순 회장은 지난 1989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연말 배당금을 한 번도 받아가지 않았다. 현재 타고 다니는 승용차도 운전기사가 운행 중 멈춰 설까 걱정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이 몸에 뱄다고 한다. 이같은 행보 덕분인지 금융권에서도 본인 배당 욕심보다 회사 이익을 위해 재투자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그만큼 평판이 좋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운업계에 등을 돌렸다는 금융권도 장금상선에게 만큼은 예외적으로 금융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태다.

최근 만난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도입하는 선박을 꼭 우리 은행에서 선박금융을 해주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작금과 같은 불황에 정 회장의 ‘솔선수범식 경영’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 대다수가 어두운 내년 해운시황 전망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들은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멀리서 해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불황 속에서 조용히 ‘나홀로 성장’을 구가 중인 한 중견업체의 사례에서 이러한 해답을 찾고자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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