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전라북도에서 새만금신항의 항로 수심을 20~45m라고 발표했는데, 향후 수심 증설공사를 할 계획인지 확인 좀 해 주세요.”

최근 새만금신항과 관련된 전북도가 발표한 자료를 보고 업계의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문의한 내용이다.

초대형선박이 접안할 이유가 없는 새만금 신항의 수심이 20~45m나 될 필요가 없는데, 불필요한 예산을 투입해 증심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북도 담당 직원은 이 같은 질문에 “수심이 안되면 증설공사를 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새만금은 바다 위에 만들어진 간척지라서 수심이 어느정도 확보가 된 상황이다. 다만 공사 과정에서 처음과 같이 깊은 수심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지만, 10m 정도의 수심은 확보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에서 예상하고 있는 수심 역시 12~13m 수준으로 현재로서는 증심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서해안 인근의 항만은 대형선박이 들어오기에는 물량 등의 문제로 들어오길 꺼리고 있다.

어쨌든 이런 면에서 12~13m 정도의 수심이면 적어도 초대형 선박은 아니지만 대형선박에 해당하는 2만t급 선박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 대형선박이 드나드는 부산항도 10만t급 초대형 선박을 들이기 위해 수심 16m를 확보해 놓은 것과 비교해 보면, 새만금신항의 수심을 45m나 확보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새만금신항의 수심은 현재로서 충분하며, 방파제와 인접해 있는 일부 수역만 증심공사를 할 계획인데, 도대체 어떤 근거로 전북도측에서 이러한 자료를 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측은 아직 개발도 하지 않은 새만금신항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내심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업계에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확인까지 문의할 정도면 이같은 내용이 결코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 밖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북도에서 불필요하게 수심에 대해서 증심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예산을 타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며 “국민의 세금을 대형선박의 접안 여부도 확실시되지 않는 부두에 투입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정보로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업계”라고 씁쓸해 했다.

행정기관에서 발표하는 자료는 무엇보다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전북도에서는 새만금신항에 대한 공사를 본격화 하면서 좀더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은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항만을 이용하는 업계는 행정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투자계획을 잡을 수 밖에 없다.

행정기관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업계가 피해를 보아선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