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탐방]현대로지스틱스 오산물류센터

- 건물 내부 램프 설치로 센터 효율성 향상
- 화물차 561대 동시 주차… 하역장 내 공기질 관리 강화


“저쪽 내부 램프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가서 물건을 내리세요.”

19일 오전 경기도 오산에 소재한 오산물류센터에서는 냉장·냉동 제품을 가득 싣고 하역을 기다리는 대형 냉장·냉동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현대로지스틱스 오산물류센터 직원들은 새롭게 문을 열어 익숙하지 않은 트럭운전사들에게 어디에서 물건을 내려야 할지 알려주고 있었다. 센터 내부 한 쪽에서는 각 사별 제품을 대형 냉장고 및 냉동고에 입고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오산물류센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편집자 주>

현대로지스틱스가 운영하는 오산물류센터는 대지면적 5만 4,719㎡(1만 7,000 평), 연면적 20만 291㎡(6만 1,000 평)로, 단일물류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사업자인 (주)오산로지스틱스와 오산센터를 7년간 책임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독점적으로 센터를 사용하게 된다. 계약 만료시점인 2019년에는 물류센터에 대한 우선 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오산센터 일부를 제3자물류(3PL) 사업용으로 직접 운영하고, 일부는 임대한다는 방침이다.

오산센터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지만, 접근성이 탁월한 것도 장점이다. 경부고속도로 오산IC로부터 1.4㎞, 서울 양재IC에서 35㎞ 거리로, 최대 소비지인 수도권과 인근해 있어 물류센터로는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평택항에서는 40분밖에 걸리지 않아, 향후 보세화물 등 중국과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경우 오산센터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냉장냉동 인프라 강화… 저온물류 수요 적극 대응

오산센터는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 1층~지상 4층은 냉장·냉동창고, 5층은 상온창고가 각각 들어서 있다. 이처럼 오산센터는 저온과 상온 제품 모두를 취급하는 복합물류센터이지만, 저온 비중이 훨씬 높은 냉장·냉동 전문 물류센터라 할 수 있다.

최근 신선식품이나 유기농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냉장·냉동 물류에 대한 니즈(Needs)가 증가하고 있다. 또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육류 등 식품교역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저온물류에 대한 니즈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 같이 냉장·냉동 물류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신선물류시장을 선도해나가기 위해 오산센터의 운영권을 확보했다고 한다.

유영석 현대로지스틱스 오산물류센터장은 “수년째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신선물류시장은 상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히고는 “냉장·냉동 및 상온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화주의 경우, 오산센터에서 제품을 모두 관리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제품관리는 물론, 물류비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현대로지스틱스는 전국에 냉장·냉동 물류센터 14개(총 4,000평 규모)를 운영해왔다. 따라서 이번 오산센터 구축에 이은 본격 가동으로 국내 저온물류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초평탄 콘크리트 바닥 시공으로 균열 방지… 친환경 냉매 사용

오산센터는 3중 방열 패널을 사용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바닥은 레이저 스크리드를 사용한 SFRC 공법을 통해 초평탄 콘트리트 바닥으로 시공했다. 이를 통해 TR-34 기준 FM2 평탄도를 확보했으며, 노출 콘크리트 마감으로 HACCP를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초평탄 콘크리트 바닥으로 시공한 이유는 온도차에 의한 크랩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기초부터 냉동·냉장 센터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영석 센터장은 “공기가 계속 순환되다보면 온도차에 의한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초평탄 콘크리트 바닥으로 시공했다”며 “시공사에 따르면, 영하 45℃의 환경에서도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오산물류센터에 구축된 냉장냉동실은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모두 구분돼 있다. 규모는 170~600평으로 물동량에 맞춰 화주가 원하는 대로 사용 가능하다.

냉매는 대체 냉매인 R404a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많이 쓰이던 R22는 2017년부터 사용이 자제됨에 따라 오산센터는 친환경이면서 화기에 강한 R404a를 도입했다고 한다.

냉동기는 고베 냉동기를 도입했다. 인버터 방식으로 온도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전기를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절전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니트쿨러와 디퓨저를 도입해 냉매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냉기를 오래 지속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냉동기마다 계량기를 각각 설치해 전기 사용을 최대한 절약하는 한편, 화주가 사용하지 않는 전기에 대해 전가되지 않도록 했다. 이밖에 오산센터 옥상은 44kW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일부 설치해, 녹색물류를 실현하는 한편 전기료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화재 발생 시 이를 빨리 감지하기 위해 센터의 모든 냉장냉동실에 탐지기를 설치했다. 탐지기는 광전식 센서가 부착돼 반대편 벽에 부착된 반사판을 향해 빛을 쏘고 이를 다시 받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만약 연기가 발생할 경우 빛이 굴절돼 반사판에 도달하지 못하고 이를 감지한 탐지기가 바로 알람을 울려 화재 발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오산센터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층고가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냉장·냉동 창고 층고가 6m인데 비해, 오산센터는 지하 1층이 8m, 지상 1~4층은 9.4m에 달한다.

유 센터장은 “층고가 높으면 랙을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적재공간이 많아지게 된다”며 “화주가 센터를 임대할 경우 보통 평수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층고가 다른 물류센터보다 높은 만큼 화주에게도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 센터 내부에 램프 설치… 하역장 내 공기순환 철저

무엇보다 오산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물류센터 최초로 물류센터내 각 층으로 화물차량이 직접 진·출입할 수 있도록 건물 내부에 램프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물류센터는 센터 외부에 도크를 만들어 차량이 건물 외부에서 도크에 접안하도록 설계돼 있다. 램프 역시 건물 외부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도록 구축한다. 하지만, 오산센터는 건물 내부 중앙통로에 하역장을 만들어 차량이 직접 건물 내부로 진입해 물량을 상하역할 수 있도록 했다.

유 센터장은 “차량이 끊임없이 하역장을 이동하는데다, 특히 냉동차량의 경우 시동을 끌 수가 없으므로, 발생한 매연을 최대한 빨리 환기시킴으로써 센터 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램프 폭은 차량폭 2.5m, 앞 내민길이 2.5m, 안전거리 1m, 여유공간 2m를 고려해 8m로 구성했으며, 회전반경은 최소 회전반경 12m와 안전거리 1m를 감안해 13m로 규정했다. 램프는 진출입을 구분해 차량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최적의 주행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진출입 시 완화구간도 마련했다.

차량은 소형 탑차에서 대형트럭, 40피트 트레일러 및 윙바디 트럭까지 접안 가능하며, 하역 대기장을 설치해 충분한 동선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윙바디 차량의 측면 하역이 가능하도록 했다. 화물차량은 561대가 동시주차 가능하며, 하역장 내에는 컨테이너도 보관할 수 있다.

하역장이 건물 내부에 있는 만큼 환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각 도크 밑에 흡기구를 설치해 매연을 흡입하도록 했으며, 상층에는 제트팬을 설치해 공기가 순환되도록 했다.

이 외에도 현대로지스틱스는 안전관리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등 안전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센터시설의 안전점검은 물론,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센터를 임대한 화주가 공사를 진행할 경우 사전에 반드시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오산센터가 워낙 넓은데다 실내에 램프시설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차량 배차나 입출고를 효율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계획”이라며, “많은 화주가 오산센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작업장 우선순위를 잘 조율하는 등 가장 효율적으로 센터가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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