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일부 회복…L자형 회복세 나타날 듯”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최근 몇년 간 세계적으로 해운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15년 이후에나 시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인 제프리스(Jefferies)는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독일 해운전문연구기관인 ISL은 내년말까지 해운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의 김대진 박사가 최근 발표한 ‘2013년 해운시황 분석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해운시황은 선복량 6%, 물동량은 4.2%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해운시황 회복에 대해서도 2015년 이후 일부 회복되겠지만, L자형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김대진 차장이 분석한 ‘2013년 해운시황 분석 및 전망’을 요약 정리한다.<편집자 주>

- 조선·해운시장 현황

세계경제 성장률 및 국제교역량의 증가세 둔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1%로 지난해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며 국제 교역성장률은 3.1%로 전년보다 0.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운임의 경우 CCFI와 BDI 모두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운임하락 및 높은 벙커C유 가격 등으로 선사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조선의 경우 상반기 전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증가했지만, 건조량은 감소했으며 국내 수중량 역시 크게 증가한 반면, 건조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인도량은 지난해 크게 늘어났지만, 발주잔량 비율은 2009년 이후 감소추세이다. 선주들은 공극과잉 속에 새로운 선박 발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가 하면, 현재의 낮은 선가는 신조 발주의 최적기로 판단키도 하고 있는 등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해운선사들은 환경규제 강화 및 연료유 가격 상승에 따라 에코쉽 발주를 확대하고 있으며 조선사들은 고효율 선박 설계 및 건조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 시황분석

올해 세계 해상물동량은 96억8,700만t, 선복량은 16억 2,570만DWT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다. 2007년 이후 세계 선박금융규모는 해운시황 악화로 큰폭으로 감소했으며 최근 선가하락으로 신규 선박발주에 대한 수요 및 잠재수요가 증가했다. 유럽재정위기 등 외부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 및 선박금융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컨테이너선은 2009년 수급불균형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 이후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이후 선사들의 계선, 감속운항, 해체 등 자구노력으로 공급과잉 일부가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이 감소됐다. 또 선복량 공급과잉 속에서도 초대형선박 발주는 지속되고 있다.

중국선사인 CSCL이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현대중공업에 1만8,400TEU를 척당 1억 3,659만달러로 발주했다. 중국은 국조국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향후 운임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에 신조발주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소에 대한 친환경 선박의 신조발주는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벌크선은 중국 효과로 호황기에 발주한 선박이 2008년 이후 공급과잉 지속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운임 악화와 불황 장기화 우려로 선가도 최저수준이다. 실제 케이프의 경우 신조선가가 2009년 6,700만 달러였으나, 지난 7월 4,700만 달러로 30.2% 하락했다.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핸디사이즈의 경우 27.7%, 26.1%, 22% 등으로 각각 감소했으나 대형선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용선료도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벌크선 용선료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선형별로는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의 하락폭이 가장 큰 편이며 회복세도 소형선박인 핸디사이즈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벌크선 선대 증가율은 지난해까지 두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올해 한자리수로 하락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낮은 선가로 인한 벌크선 발주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2015년 이후 다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 향후 전망

클락슨 등 주요 해운시황 예측기관들은 시황 회복을 내년이나 2015년 이후로 예상했다. 클락슨은 올해 공급과잉이 지속되며 공급증가율이 수요증가율의 1.5배로 내다봤다. 시티그룹은 내년 벌크시황 회복을 코스코(COSCO)는 2016년 정기선 시장 개선을 전망했다. SSY와 BOA(Bank of America)는 각각 내년이후 운임회복과 건화물시장은 2015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BDI는 900~2,300pt사이에서 형성돼 향후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기관은 드라이 벌크 화물의 수요회복이 내년 이후 BDI 지수 증가의 전제조건으로 가정했으며 올해 이후 BDI 지수가 상승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경제의 불확실성 및 신흥국 경제둔화로 해운시황의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다. 과거 성장률을 살펴보면, 신흥국 8%, 세계 경제성장률 5%이상일 때 물동량은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0~2006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 평균은 5%로 2018년까지 5%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며 특히 유럽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해상물동량 증가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해운시황은 선복량 6%, 물동량 4.2%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해운시황이 호황일 경우 물동량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을 상회했다.

하지만, 연도별 계선량 및 해체량이 반영될 경우에도 선복량 축소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이며 선주의 딜레마에 따라 최근 신조발주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수급균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공급과잉 부담으로 부진은 지속될 것이며 유럽경제 회복 가능성 지연 및 최근 신조발주 증가 등의 부정적 요인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예측된다.

2015년 이후 해운시황은 일부 회복될 전망이나, L자형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신흥국 실물경기 둔화 확대로 경기 하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물동량 증가 및 선복량 축소시 과거와 같은 급속한 운임증가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시황 회복시 선종별 상위선사들을 중심으로 수익이 집중화될 전망이다. 상위 선사들을 중심으로 승자독식 체제가 형성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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