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승 KOTI 연구위원, “‘물류 R&D’, 서비스 개념으로 접근 필요”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물류산업이 서비스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 그동안 국내에서는 물류 연구개발(R&D) 분야가 장비나 기술을 개발하는데 국한됐었다. 이 때문에 서비스 개념에서 물류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R&D부문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9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서 개최된 ‘2013 KOTI 물류정책세미나’에서 ‘서비스 R&D 개념을 고려한 중장기 물류기술 R&D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제는 물류부문에 대한 연구개발을 장비나 기술개발측면에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서비스 개념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본지에는 이날 노홍승 연구위원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세미나에 참석한 지정토론자들의 관련 토론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 국내 공공 R&D 및 물류분야 R&D 추진 체계

국내 물류분야는 국토부 지정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국토교통 R&D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해양수산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림축산식품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미래창조과학부) 등 일부사업이 물류기술 R&D와의 연계가 가능하다.

국토교통 R&D는 국가기간시설의 효율적 건설‧운영‧유지와 국토교통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기술로, 건설분야 7개 교통분야 5개 사업체계에서 올해부터 건설분야 8개 교통분야 3개 사업으로 개편됐다.

3개 교통분야는 철도기술연구, 교통물류연구, 항공기술연구 등이다.

연도별로 국토교통 R&D 투자를 살펴보면 지난 2004년 680억 원에서 8년간 연평균 약 25% 씩 증가해 2012년에는 4,160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건설과 교통분야를 나눠보면 2004년에는 건설분야 예산이 2배 가까이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교통분야에 16% 가량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건선과 교통부문에는 총 2,299개 과제에 2조 9,507억이 지원됐다. 이중 교통부문에는 1조 4,410억 원이 투자됐으며, 이는 전체 국토교통 R&D 예산 중 48.8%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교통부문 투자는 ▲교통체계 효율화사업(3,619억 원) ▲미래철도 기술개발(3,761억 원) ▲미래도시철도 기술개발(5,78억 원) ▲항공선진화 및 우주센터 건립(1,939억 원) 등에 사용됐다.

연도별로 국토교통 R&D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특징은 물류서비스를 위한 장비개발이 우선적으로 수행됐다는 점이다. 2007년 이후 수행된 물류기술 R&D 사업 3건은 모두 장비개발 위주로 추진됐다. 이 기간 추진된 기획연구는 총 13건이 추진됐는데, 이중 9건이 장비개발이고, 나머지가 서비스 요소기술개발과 비즈니스모델 혁신 건이다.

제품의 서비스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구의 기획 및 본 사업 추진은 전무한 실정인 것이다.
 

-물류분야 서비스 R&D 개념 도입 필요성

최근 물류분야에 대한 서비스 R&D가 필요한 이유로는 물류를 둘러싼 니즈(Needs)가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간 경계가 모호해져 과학기술 융복합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신 산업의 창출과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국가 R&D 정책이 도구 및 수단(Resource)에 편중돼 물류시스템 전체의 성과극대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류프로세스를 통해 최종산출물(물류서비스)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컨트롤부분(물류정책, 물류비즈니스기획 등) 만큼이나 중요함에도 불구, 우리나라 물류 R&D 사업은 극단적으로 도구 및 수단에 치우쳐 추진된 측면이 있다.

물류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효과성’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물류프로세스에 물류인적자원을 활용해 물류노동력을 투입하면 물류서비스가 도출되고, 궁극적으로 국가 또는 기업의 물류경쟁력 제고가 성과로 산출된다. 도출된 물류서비스가 실질적으로 물류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보급‧판매‧활용 등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즉,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의 서비스 R&D가 요구된다.
 

- 물류분야 서비스 R&D 도입 방향

서비스 R&D의 유형으로는 ▲서비스 개선 ▲서비스 확장 ▲고객 확장 ▲서비스 창출 등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서비스 개선형의 특징은 신기술 적용이나 비즈니스 모델 개선을 통해 기존에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 제고를 목적으로 하며, 새로운 시장 및 고객의 개척에 대한 부담이 없다. 물류분야에서는 B2C 기업 맞춤형 택배서비스 모델 개발, 재래시장 상권 주변 교통개선을 위한 화물차 조업공간 최적 배치방안 연구, 수출입 물류기종점 현황조사 개선을 위한 분석모형 수립 등이 해당된다.

서비스 확장형은 기존 서비스에 신기술개발 등이 결합돼 서비스의 제공범위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물류분야에서는 새로운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술 기반의 의약품 물류에 대한 실시간 상태정보 파악서비스, 화물차 공차정보 공유를 통한 화물공동운송 알선서비스, 인천공항 환적물량 증가를 위한 대중국 환적물류유치방안 등이 이 유형에 해당된다.

고객 확장형은 기존에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격 및 유통구조를 개선함으로써 기존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손쉽게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류분야에서는 e-learning을 통한 남미지역 물류기업 해외진출을 위한 경험공유 시스템 개발,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vents)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물류시장의 개척 등에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창출형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과 시장 개척 모두 요구되므로 성과의 도출이 용이하지는 않지만, 성과가 도출될 경우 고부가가치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 유형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기존 제도에서 수용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므로 제도 개선의 병행 추진이 필요하다. 물류분야에서는 GPS 기술기반의 위험물질 운반차량 위치관제 서비스, e-seal 장비개발을 통한 보세화물 실시간 감시서비스 등이 있다.

[관련 지정토론 내용 요약]

김태승
인하대 교수

제가 평소에 답답했던 속을 확 풀어줬다. 평소 물류관련 R&D사업이 장비나 기술개발에만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발표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이제는 물류 R&D도 장비나 기술개발에 국한하지 말고, 서비스영역까지 확장해야 한다. 이 과제가 바탕이 돼서 서비스영역까지 R&D가 확대돼야 한다. 현재 국내 관련 D/B는 많이 쌓여 있지만, 외국의 사례가 거의 없는 것이 아쉽다. 최소한 동아시아국가에서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해당 국가들의 D/B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박창호
인천재능대 교수

기본적으로 물류라는 개념은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방법과 기술들이 물류의 기술이다. 이는 소프트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R&D를 유형별로 구분해서 서비스 R&D로 접근했다는 것은 이제 물류가 제대로 서비스 영역에 접근한다는 점을 느낀다. 조금 아쉬운 부문은 서비스영역과 고객의영역으로 나눠 4가지의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서비스 확장과 고객 확장이 만나는 것은 고객과 서비스 창출이다. 그런데 이 논문은 단순히 서비스 창출이라고 해서 프로바이더 입장에서 많이 접근했다. 서비스 창출 뿐만 아니라 고객도 같이 창출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종철
국토부 물류정책과장

물류부문 R&D가 서비스적인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물류가 진화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이전에는 문제가 단편적인 기술들만 연구하다보니 (물류부문이)교통쪽에서 비중이 작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거리였고, 하나의 과제였다. 서비스 R&D의 개념으로 확장해 가치창출형으로 가야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꺼번에 많은 기술들을 묶어 하나의 프로젝트로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기술과 서비스 제도개선을 묶어야 한다. 이러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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