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민 코리안리 해상보험부장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지난해말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해상보험의 중심이라 불리는 국제해상보험연맹(IUMI) 선박위원회 위원으로 장철민 코리안리 해상보험부장이 선정됐다. 연맹 산하 위원회 중 가장 권위있는 위원회로 분류되는 선박위원회의 위원은 연맹내에서도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상보험업계에서는 유럽 위주의 해상보험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력이 약한 국내 보험시장에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선도적으로 글로벌 해상보험의 메카인 IUMI 위원으로 등극해 국내 해상보험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이다. 장철민 부장은 “유럽에서 비춰지는 아시아는 아직까지도 해상보험시장에서 변방에 불과하다”며, “이번 연맹 위원으로 등극해 한국인으로서 나아가 국내 해상보험 시장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연맹 위원으로 등극해 꾸준히 한국 위원들이 나올 수 있도록 길을 열수 있게 됐다”며, “내년부터 실력과 경력을 겸비한 인물을 찾아내 후임양성을 위해서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먼저 코리안리는 어떤 곳인가.

- 1963년 국내 전업 재보험사인 대한재보험공사로 출범해 1978년 민영화됐다. 화재, 해상, 특종, 생명보험 등을 인수하고 있으며, 해외 재보험 인수도 활발하다. 지난해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재보험사 순위 9위에 올랐다.

▲코리안리의 해상보험 규모는.

- 전체 수입보험료는 5,000억 원으로 선박, 적하, 항공, 해상배상책임, 에너지보험을 인수하고 있다. 선박보험 관련 국내 상선은 2,500척, 해외 상선은 8,000척을 인수했다. 해외는 규모면에서는 적지만 인수 척수는 많은 편이다. 지난 2002년도 해외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국제해상보험연맹(IUMI, International Union of Marine Insurance)에 국내 최초로 위원으로 선정됐다. IUMI는 어떤 곳인가.

- 1874년 독일 보험사들 중심으로 설립됐다. 세계 각국 해상보험업자간 협력과 업무 표준, 정보 교환이 목적이었다. 연맹 출범은 국제 해상무역이 발전하면서 부터인데, 범선에서 증기선으로 전환하는 등 수송 수단이 발달하면서 보험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돼 해상 보험업자들이 난립했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표준화된 규정이 없어 시장이 무질서해지자 이를 통합한 표준화된 기준이 필요하게 돼 1874년 독일의 몇몇 해상보험 사업자들이 모임을 만들게 됐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22개국 개인 사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1926년에는 영국과 프랑스 업체들이 들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는 국가 단위 가입으로 바뀌면서 연맹이 체계성을 갖추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연맹의 선박위원회는.

- 연맹은 회장과 5인의 부회장, 사무총장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The Council)가 일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지만, 산하에 기술위원회인 선박위원회, 적하위원회, 손실방지위원회, 에너지 및 근해위원회, 법률관련 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중 선박과 적하위원회가 가장 오래됐으며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선박위원회의 역할은.

- 연맹에서는 매년 9월 정기총회를 개최하는데 회원국의 도시에서 번갈아 개최된다. 산하 기술위원회에서는 총회 주제와 관련해 보험사 관점에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새로운 위험에 대한 인수, 시장의 변화 추세, 기술적 발달에 따른 보험사의 위험도 점검 등 시장의 향후 추이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기술위원들 간 다양한 인수 경험 및 국가별 보험시장 현황, 타 종목의 동향 등 전반적으로 세계적인 해상보험에 대한 트렌드를 살필 수 있고 위원들간 친목을 도모하는 종은 장소가 되기도 한다. 우리 코리안리 입장에서는 해외 보험 인수를 많이 하고있기 때문에 글로벌 무대의 경험이라든지 우리가 모르던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으므로 많은 도움이 된다.

▲최근 보험사기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패턴 분석도 이뤄지나.

- 그렇지는 않고 일반적인 것들만 논의한다. 하지만, 손해패턴에 대한 분석은 하고 있다.

 
▲올해 총회에서 논의될 내용은 무엇인가.

- 올해 주제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전문성 키우기(Building expertise in a changing world)’로 각 기술위원회는 이에 맞는 주제를 발표한다. 기술위원회에서는 소 주제에 따라 발표자를 정하고 함께 발표자료를 작성할 팀을 꾸려 진행하게 된다. 현재 선박위원회 위원이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3~4명 가량의 위원들이 발표를 하게되며 통상 2~3년에 한번씩은 발표자를 맡게 된다.

▲발표자 선정과 관련해 큰 의의가 있나.

- 이러한 국제적인 무대에서 한국인으로서 동양인으로서 메인에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아직까지 한국 보험시장의 위상이 세계적이지는 않다. 워낙 유럽에서 발전한 분야라서 아시아권에서 진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코리안리도 국내 바탕의 재보험사고 2002년 이후부터 해외에 진출해 인수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해외쪽에서 보면 아직은 변방이다. 이런 기회에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우수성과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데, 최근 대기업에서도 재보험사에 진출 시도가 있다고 들었다.

- 정확히 어느 기업이 재보험을 하겠다고 확정된 것은 없지만, 진출 시도가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곳을 통해 접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회사가 재보험사업에 진출한다고 해도 코리안리는 50년 노하우가 있고 자원이나 시장의 평판, 인지도가 월등히 높다. 특히, 기존 보험사와 계약자의 직접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경쟁력면에서 신규 재보험사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월등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외국계 재보험사도 국내에 진출한 상황인데.

- 현재 해상보험 시장은 세계시장과 완전경쟁 상황이다. 국내 토종 재보험사로서 인적요소나 요율 경쟁력, 서비스 분야에서도 우리 코리안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해상 사고 빈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 원인을 알 수 없지만, 해상사고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선사들이 자금력이 부족하니까 안전점검을 소홀히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안전점검 부분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하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사고 빈도율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측에서 분석한 바로는 일반적으로 기계적 결함 등 구조적인 결함으로 발생하는 해상사고보다는 인적 과실에 의한 사고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선 선원들이 선박에서 안전의식을 소홀히 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선원 과실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 기본적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선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이라든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의시켜야 한다. 최근 사고 원인이 선원 과실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개별 선사들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선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위원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이 있다면.

- 지금은 위원의 임기가 1번 선임되면 4년을 하고 의장의 동의하에 1번 연임이 가능하게 돼 있다. 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임기가 영구적이었지만, 연맹에서 새로운 멤버 영입을 위해 임기를 제한하고 신규 멤버를 받기 시작했다. 선박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정되면, 가장 큰 장점은 한번 멤버로 진출하게 되면 후임자를 양성할 수 있다. 일단 위원으로 선정되기까지는 어렵지만, 같은 한국인을 후임으로 키울 수 있게 된다. 선박위원회 위원으로서 제 후임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해외 영업 확대가 부족한 민간보험사들을 위해 한국 보험업계의 위상을 세계시장에서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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