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개조 후 안정도 복원값 제대로 구했는지 여부에 초점 맞춰질 듯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과 관련 합동수사본부가 여객선 증설검사를 담당했던 한국선급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는 등 해당기관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선급에 따르면, 20일 세월호 사고를 조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여객실 증설 등 관련 검사업무를 진행한 한국선급 관계자를 소환 조사 중이다.

한국선급은 선박 개조 당시 복원력 검사와 구명벌(뗏목) 안전 승인에 대해 부실 검사 의혹을 받고 있다.

세월호는 지난 1994년 6월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건조돼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에서 국내에 수입했다. 청해진해운은 이 선박 도입 후 4개월동안 전남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여객실 한 개층을 증축하는 개조작업을 진행했다.

개조에 대한 모든 검사는 한국선급에서 맡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수부는 한국선급이 사고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복원력 검사가 제대로 됐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또 합수부는 구명뗏목 안전 승인 여부에 대해서도 적정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선박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한 개층을 증축했을 때 선박의 무게중심과 경심(Metacenter)과의 거리인 GM(Gravity Metacenter)값이 작아진다. 선박은 기본적으로 무게중심이 하부에 있는 것을 감안해 이 GM값이 낮아지면 바닥에 돌을 싣거나, 시멘트를 바르는 등 GM값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민홍기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장은 “일반적으로 여객선은 GM값이 높으면 금방복원되면서 돛단배처럼 흔들려 멀미를 하기 때문에 GM값을 높게 안준다”며, “GM값이 높아지면 발라스트 탱크 등으로 조절해야하며 화물도 고박하는 등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선박 전문가도 “도착항으로 갈수록 선박은 연료 소모 때문에 하부 무게가 경감돼 복원성이 점점 떨어진다”며, “세월호처럼 화물이 한방향으로 쏠리면 복원력이 상실돼 배는 180도로 바로 전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을 건조할 때 조선소에서 경사시험을 해 본선 안정도를 정해놨는데, 이를 중고로 인수해 개조하면서 더 무거운 물건을 장착했는데도 이를 한국선급에서 그대로 뒀는지, 아니면 경사시험을 다시해 안정도 값을 새로 구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세월호에는 1개당 25명이 탈 수 있는 구명벌이 46개나 있었지만, 1~2개 가량만 정상으로 펼쳐지고 나머지는 정상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안전 승인은 한국선급에서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구명벌은 바다에 던졌을 때 자동차 에어백처럼 자동으로 펼쳐지거나 수동으로 펼칠 수 있다”며, “선급 검사를 진행했을 때 정상적인 것을 사용하고 운항할 때 뗏목을 그대로 묶어뒀을 가능성도 있지만, 어찌됐든 선급이 검사시 선사에 편의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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