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지휘 KGB택배 대표

- “배송수수료 1,200 원으로 인상…6월부터 흑자전환 가능”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중견택배업체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영업소에 제시할 수 있는 무기가 별로 없습니다. 배송수수료는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무기라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결정했습니다.”

장지휘 KGB택배 대표는 결단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배송수수료의 파격적 인상은 대기업 택배사가 주도하는 택배시장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KGB택배는 지난 9일부터 영업소에 주는 배송수수료를 기존 1,050 원에서 1,200 원으로 전격 인상했다. 서비스단가가 4,000 원 이하인 경우, 최소 1,200 원을 영업소 택배기사에게 준다는 것이다. 현재 택배업계 평균 배송수수료가 1,000 원이 채 못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장지휘 대표는 “택배의 기본은 빠르고 안전한 배송”이라고 전제하고는,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GB택배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KGB택배의 사업다각화 계획에 대해서는 “택배사업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말로 답했다.

- 영업소에 지급하는 최저 배송수수료를 1,200 원으로 책정했다. 저단가 경쟁으로 택배업계의 이익률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이라 할 수 있는데.

▲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6개월 간 영업소장을 포함한 현장종사자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한 자리에서 제가 취임하면서 생각했던 것(본사와 영업소 간 관계)들에 대해 털어놓았다. 본사 차원에서 협조를 해 줄 것은 확실하게 해 주고, 또 영업소는 본사의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최저수수료 인상을 결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정은 올 초부터 작업을 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영업소에서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다고 해서 어느 순간 덜컥 그러겠다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는가. 구상을 한지는 오래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4월 TF팀을 구성해 본사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수료를 책정한 후, 지난달 영업소장 및 대리점장들과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본사가 1,200 원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준 것만은 아니다. 영업소와 대리점도 양보한 부문이 있다. 그들(영업소장 및 대리점장)도 본사가 잘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업계 평균 배송수수료가 1,000 원이 채 못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기업보다 물량이 많지 않은 중견기업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 솔직히 말하면 대기업 택배사와 중소·중견기업이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로서는 대기업에 소속된 영업소보다 어떤 식으로든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해야 했다. 하지만, KGB택배 영업소가 대기업 소속 영업소와 경쟁하려면 좋은 무기를 줘야 하는데,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무기가 많지 않았다. 때문에 고민 끝에 ‘수수료 인상’이라는 무기를 건네준 것이다. 수개 월 동안 고민을 했기 때문에 배송수수료를 1,200 원으로 인상하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세이브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또 사실 그동안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영업소를 지원하는 부문이 있었는데, 이러한 비용을 수수료에 얹었기 때문에 일정부문 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본사가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국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조치로 본사와 영업소 및 대리점과의 동반자적 관계가 더욱 돈독해 졌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서비스 수준을 높여 나갈 일만 남았다.

 
- 지난 4월부터 롯데로지스틱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 지난 4월 1일부터 롯데와 물류업무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롯데와의 통합이라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서로 필요한 부문에 대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롯데로지스틱스에서 필요로 하는 택배서비스를 우리가 제공하고, 상호 물류센터와 간선차량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6월 1일부터 롯데가 처리하는 물량을 일부 배송하고 있다. 초기 물량은 하루 4,000~5,000 개 밖에 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택배서비스가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지진 않는다. 롯데는 택배를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서로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비스 향상이라는 서로의 목적이 같기 때문에 이번 협력이 양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덧붙인다면, 이번에 간선차량 제공업체를 기존 5~6개 업체에서 한 개 업체로 통합했는데, 이러한 부문도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청원에 대규모 물류터미널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 현재 해당 부지는 지자체로부터 개발 승인이 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개발할 업체를 알아봐야 한다. 부지를 좀 더 매입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이면, 2년 후부터는 본격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냈는데, 향후 추가 투자유치계획은 있는지.

▲ 지난 3월 말게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투자비는 대부문 옥천터미널의 설비 증설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다. 옥천터미널은 1일 평균 40만 상자를 처리할 수 있도록 분류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또 당시 계약서에 오는 2018년까지 KGB택배에 대한 IPO(기업공개)를 하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내년부터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 분위기는 괜찮다. 당장 이달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는 좀 어려웠는데, 이제 시설과 운영 등 모든 부문이 안정화 됐다. 물량도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10% 늘어났다. 한투에서 70억 원을 투자받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며, 앞으로 또 다른 조건이 충족되면 더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사업다각화 계획은 있는지.

▲ KGB택배는 택배회사이다. 따라서 본업인 택배에만 치중할 것이다. 앞으로 서비스를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다른데 한 눈을 팔 겨를도, 생각도 없다. 3PL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사업다각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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