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 했던 기지 활기 넘쳐…텅비어 있던 CY는 완성차로 가득

- IFT 임대율 70% 넘어…내년 9월까지 95% 유지할 것
- ICD 운영효율 제고 위해 노력

 
‘물류기지’라 하면 그 외형상 웅장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경북권 화물을 전담 처리하기 위해 조성된 영남내륙물류기지(칠곡물류기지)도 규모면에서 상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영남물류기지는 부지면적 총 45만 6,942㎡(약 13만 8,000평)에 화물취급장 7동, 배송센터 3동, CY 3만 3,000평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초 찾은 영남물류기지는 위용은 있었지만 휑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3만평이 넘는 CY 한 귀퉁이에 20피트 컨테이너 수십여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화물취급장도 절반 이상 텅 비어 있었다. 계절적으로 봄이었지만, 기지 내에서는 따뜻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7개월이 지난 10월 말. 또 다시 연화리(물류기지는 경북 칠곡군 연화리에 위치해 있다)를 찾은 기자는 눈을 의심했다. 휑하니 바람만 불었던 CY에 화물이 꽉 들어차지는 않았지만, 수 천대의 완성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컨테이너도 제법 많이 쌓여 있었다. 기지 출입구 기준 좌측에 조성돼 있는 화물취급장도 화물로 가득했다. 7개월 만에 영남물류기지는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편집자 주>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지난 10월 29일 오후 3시 30분, 칠곡물류IC를 빠져나와 영남내륙물류기지로 접어들자 지난 4월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 연출됐다. 황량하던 ICD내 CY에는 비료포대가 켜켜이 쌓여 있었고, 야드 안쪽 2만평 규모의 부지에는 수출을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ICD 반대편에 위치한 IFT(복합화물터미널)도 활기에 차 있었다. 7개 집배송센터 건물 중 유통업체인 A사가 중 10동 전체와 9동 6개 존(Zone)을 한꺼번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주효한 듯 보였다. 이 외에도 8동과 7동, 6동 등 거의 모든 건물에 입주사가 들어서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대충 기지를 둘러본 후, 관리동 2층으로 올라가 지난 4월 방문 당시 기지를 안내해 줬던 유정호 영업총괄이사를 만났다.

유정호 이사는 “기지가 좀 바뀌었죠”라며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악수를 나눈 뒤, 불과 몇 개월 만에 어떻게 이렇게 많이 변했냐고 묻자, 유 이사는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좀 더 노력하면 곧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집배송센터 10동 건물에 유통업체인 A사가 입주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유 이사에 따르면, 영남물류기지는 상당부문 정상화에 근접해 가고 있었다.

임대가능면적이 3만 4,550평인 집배송 센터는 11월 기준 64% 임대가 완료됐다. 지난 4월 40% 대였던 것에 비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이 같이 임대율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로는 유통업체인 A사가 1.6개 동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봄에 입주한 A사는 처음 1개 동을 사용해오다 최근 추가로 9동 6개 존(3,600평)에 대한 임대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좀 더 많은 공간을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A사 외에도 대한통운, 일동후디스, 도레이새한, 삼화보세창고 등이 입주해 있으며, 이마트, 농심, LG생활건강 등의 업체는 단기로 사용하고 있다.

화물의 보관기능이 없는 화물취급장은 사실상 더 이상 임대를 줄 공간이 없었다. 총 9,467평 규모인 화물취급장은 B정기화물과 C택배사 등이 입주공간을 확대하면서 11월 기준 임대율이 97%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올해 IFT(집배송센터+화물취급장)의 전체 임대율은 70%를 조금 넘어서고 있다. 지난 3년 간 평균 임대율이 16.3%였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괄목할만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유 이사는 “사실 집배송센터의 입주율을 높이려고 무던히 애를 써 왔는데, 올해 운이 좋았는지 어느 정도 목표치에 근접한 것 같다”며, “집배송센터에 대한 임대율을 95% 이상 끌어 올려야 IFT에 대한 정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기지를 찾았을 당시 텅 비어있던 ICD 공간은 완성차가 들어차고, 컨테이너 물량도 늘면서 외형적으로는 정상화에 가까워 보이지만 아직 많이 미흡하다고 한다. 현재 현대자동차에서 완성차 출고장으로 일부 부지를 활용하고 있지만, 오는 12월 중순까지 한시적인데다 사용료가 너무 낮아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진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 또 다른 입주사와 협상중이긴 하지만, 낮은 임대료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고 한다.

또 지난 8월 기존 10량에서 20량으로 컨테이너 수송열차를 증가시켰지만, 여전히 물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초에는 텅 비어있던 CY가 출고대기 중인 완성차량들과 컨테이너로 들어차 있는 모습.

유 이사는 “ICD 활성화는 풀어야 할 숙제인데, 관련법이 바뀌었으니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 기업이 풀기에는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이 부문만큼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남복합물류공사는 대주단과 기획재정부로부터 한시적으로 원금상환 및 이자의 일부를 지급 유예키로 약속한 내년 9월까지 기지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우선, 물류시설법 개정으로 물류기지 내에 제조 및 판매시설 유치가 가능함에 따라 CY 및 철송장을 활용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고차 및 부품 관련 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Y부지 1만 5,000~2만평을 활용해 중고차 및 부품단지를 마련, 이 부지에 차량적치장, 부품재제조장, 정비수리장 등을 조성함으로써 중고차 및 부품류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물동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철강 가공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단지내 철도를 이용한 철강유통시설을 조성하는 방안과, 선사들의 공컨테이너 반납기지를 운영해 부대수익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유 이사는 “현재 계획대로라면 IFT는 내년 9월까지 임대율을 95% 이상으로 높일 수 있겠지만, ICD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ICD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활로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동합동택배가 입주해 있는 물류센터 내·외부에서 밤 11시께 불을 환히 밝히고 상하차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에필로그

저녁을 먹고 야간작업을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다시 찾은 집배송센터는 대낮같이 환하게 비추는 작업등과 지게차에서 내뿜는 기계음, 연신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로 인해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11t 윙바디 화물차량에 택배물품을 상차하기 위해 부지런히 지게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서로 눈빛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 듯 자연스러웠다.

“고민이 있으면 가끔씩 밤에 집배송센터로 나와 작업하는 모습을 봅니다. 화물을 제 시간에 보내기 위해 새벽까지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거든요.” 유 이사는 그렇게 늦은 밤 끊임없이 움직이는 지게차들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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