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개장…도심 비즈니스에 최적화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봄비가 내렸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자리잡은 동남권 물류단지는 비가 내리는 날에도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정률 99%. 내달 1일이면 서울지역 최대의 첨단 물류단지가 강남권에서 본격 가동된다. 경부축과 중부축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등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서울동남권 물류단지’가 가동되면 서울시내 물류지형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이 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1일 1회가 아닌 2~3회에 걸친 다회전 배송이 가능해져 서울 도심에서의 물류비즈니스를 최적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장을 보름여 앞둔 지난 13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물류메카로 자리 잡게 될 서울동남권 물류단지를 찾았다.

서울 송파구 충민로 가든파이브 인근에 위치한 서울 동남권 물류단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적의 입지조건이었다. 단지가 경부·중부고속도로는 물론, 서울외곽순환도로에 밀접해 있으며, 영동고속도로에도 진입이 용이해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화물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화물을 가장 빠른 시간에 용이하게 처리할 수 있다.

특히, 단지가 위치한 동남권은 서울지역 물동량의 35%를 차지해 물류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서울시에 만연돼 있는 물류시설 부족현상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단지는 14만 7,112㎡(4만 4,500평)의 부지에 총 6개 동으로 조성돼 있다. 6개 동은 지상 3~5층(29만 852㎡) 지하 1층(11만 3,495㎡) 등 총 40만 4,347㎡(12만 2,314평) 규모로, 최첨단 시설이 들어서 있다. 단지 내에는 화물터미널, 집배송센터, 냉장·냉동창고, 차량정비공장, 지원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A·B·C·D동을 한 건물과 같이 램프로 연결해 특별한 장치 없이 대형화물차량이 직접 전층을 오르내리며 화물을 상하차 할 수 있다. 램프에는 1t 화물차에서 40피트 컨테이너(FEU)를 장착한 대형 트러일러까지 이용 가능하다. 자주식 램프시스템은 일본의 물류센터가 많이 활용하고 있다. 건물 내부는 대형차량의 동선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최현기 서울복합물류 사업팀장은 “각 층별로 11t 트럭 수 십대가 동시에 접안해 상하차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차량 동선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동남권 물류단지는 이러한 동선확보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차량 이동을 위해 건물내에서 모든 차량은 일방통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어 “화물차량이 1층에서만 접안할 수 있는 기존 대다수의 터미널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A·B·C·D동 지하 및 지상 전층에서 차량이 직접 접안할 수 있는 램프식 터미널로 건설돼 있어 작업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램프식 물류센터는 일반 물류센터에 비해 장비대수, 인력, 소요시간 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4개 물류센터를 연결해 주는 램프 전경. 이 램프는 40피트 컨테이너 트레일러가 화물을 적재하고 지하에서 지상 4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또 냉장·냉동전용 창고인 F동에는 로봇이 적용돼 차량 엘리베이터와 같이 조정실에서 보턴만 누르면 자동으로 화물을 적재하거나 찾아올 수 있다. E동 역시 화물엘리베이터를 적용해 화물의 보관 및 출입이 용이하다.

물류창고에 로봇이 적용된 것은 일부 민간기업을 제외한 공공시설로는 동남권 물류단지가 유일하다.

이 외에도 냉장·냉동 전용창고에는 저온창고와 같은 수준의 전실을 적용해 장시간 상·하차 작업을 하더라도 온도저하에 따른 물품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실제로 냉장창고와 화물을 상하차할 수 있는 전실공간의 온도차는 거의 없었다.

도심형 물류의 특성상 장기보관 수요보다 빠른 분류와 배송이 많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러한 전실공간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동남권 물류단지의 경쟁력은.

동남권 물류단지는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있어 도심 물동량 취합 및 배송이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리드타임이 그만큼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드타임이 짧으니 당연히 1일 2~3회 배송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화물을 적재한 차량이 각 가정이나 매장으로 배송하는 작업을 1일 2회 많게는 3회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남권 물류단지내 C동 물류센터 내부 전경. 
때문에 단지에 입주한 화주들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객이나 자사 매장에 물품을 보다 빠르게 보낼 수 있어 물류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러한 물류효율 극대화는 타 물류시설에 비해 조금 비싼 임대료를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설명이다.

최현기 팀장은 “임대료는 층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3.3㎡(1평)당 4만~5만 원, 냉장·냉동창고는 6~7만 원 수준”이라고 밝히고는, “이는 수도권인 부곡복합화물터미널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인데, 도심으로 화물차가 진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유류비 및 톨게이트 이용료 등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입지효용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에서의 배송회전율이 높다는 장점 때문인지 단지에는 소셜커머스 및 홈쇼핑 등의 유통업체와 냉장·냉동업체들이 많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택배서비스가 필수적인 홈쇼핑 및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고객들이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송이 가능해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현재 이 단지에 입주하겠다는 업체는 주로 저온가공업체, 유통업체, 의약품, 의류업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13일 현재 단지내 임대면적의 60%에 해당하는 업체와 임대계약을 마쳤다.

 저온창고 입구에 마련된 전실. 저온창고 전실은 저온식품의 상하차 작업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누가 운영하나.

동남권 물류단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으로, 지난 2011년 8월 재무적 투자자, 건설투자자, 전략적 투자자 및 SH공사가 출자해 SPC인 ‘서울복합물류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서울복합물류)가 사업주체로 사업을 시행한다. 따라서 서울복합물류는 물류센터 임대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 등으로 PF의 주체인 대주단에 원리금 상환 및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

서울복합물류는 60.1%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 19.9%를 보유하고 있는 SH공사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물류단지는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가 운영하게 된다.

양사는 향후 30년 간 물류단지를 운영하게 되며, 이후 20년 이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B동은 한진이, C동은 현대로지스틱스가 전용물류센터로 사용하며, 나머지 A·D·E·F동은 서울복합물류에서 임대전용 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미니 인터뷰]

 
주진우 현대로지스틱스 동남권AMC 부장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에 주력”

- 준공 전 물량 확보는 어느 정도 돼 있는지.

▲ 우선 개장 초기에는 현대가 맡고 있는 임대비율의 60%에 해당하는 화주를 유치할 계획이었는데, 개장일(5월 1일)까지는 66% 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화주업체에서 많이 문의를 해 오고 있어 앞으로 좀 더 많은 화주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주사들이 자사의 물류거점으로 좋아한다. 현재 개장준비는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다.

- 센터에 입주할 업체의 품목은 주로 어떤 제품인지.

▲ 단지내 센터를 이용할 업체는 기존에 우리(현대로지스틱스)가 거래하고 있던 화주와 새로 계약한 화주가 절반씩 되는데, 주로 택배를 이용하는 화주가 많다. 예를 들면 홈쇼핑이나 소셜커머스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와 외국계 물류회사도 입주할 계획이다.

- 물류업계 경쟁사인 한진과 공동운영을 하고 있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것 같은데.

▲ 경쟁사와 같은 사무실을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더군다나 적정량의 임대비율을 가져가지 못하면 대주단으로부터 페널티를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파견 나와 있는 직원도 열심히 하지만, 본사에서 물량을 많이 채워 넣어 주고 있어 걱정은 없다.

- 향후 센터 운영계획은.

▲ 본사에서 동남권 물류단지에 4,000억 원을 투자한 만큼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 본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서비스 보다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동남권 물류단지가 처음 개장하는 것이지, 우리는 이미 수 십년 간 물류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상당한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에 개장 초기부터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도심권에 물류단지가 있어 보다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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