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13만 5,000CBM 수송…하역하는데 20시간 걸려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 석유를 대체하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인 LNG는 LPG보다 황과 수분이 적게 포함되고 열량이 높아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수요가 늘자 한국가스공사에서도 기존 LPG만 공급되던 제주도에 오는 2018년 공급을 목표로 LNG기지를 설립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는 LNG가 국적선사들의 LNG선으로 산유국인 중동에서 국내에 있는 평택, 인천, 삼척 등의 기지에 입항해 기지내 탱크에 옮겨지기까지 선박내에서는 어떤 작업들이 진행될까. 일반적으로 선박이 운항 중에만 일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하역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 선원들은 훨씬 더 바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평택항에 입항한 SK 스플렌더호의 선원들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부두에 입항해 화물을 내리고 출항하기까지 작업스케줄을 소화해내느라 연신 구슬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국내 선사 중 유일하게 모든 타입의 LNG선을 보유하고 있는 SK해운의 LNG선에 방선해 선박이 입항해 화물을 내리고 다시 출항하기까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직접 살펴봤다.

▲ 선박의 한쪽면은 부두에 접안하지만, 다른 한쪽은 바다를 향해 있다. 스플렌더호의 LNG를 하역중에도 갑판도 정신없이 돌아간다. 사진은 데크오피스에서 바라본 갑판 전경.
- 부두에서 선박에 오르기까지도 만만치 않아

벚꽃이 만연하기 시작한 지난 10일 아침 일찍 평택항 LNG기지를 찾았다. SK해운의 LNG선이 평택항에 입항했다는 소식을 듣고 LNG선에 올라 선박내에서 어떤 작업들이 진행되는지 둘러보기 위해서다. 사실 사전 협의 과정에서는 인천항으로 일정이 잡혔지만, 선박이 오는 도중 태풍으로 하루가 지연되면서 급하게 평택항으로 스케줄을 조정했다.

기지 입구에서 보안 등의 문제로 신분증과 출입증을 교환하고 다시 차를 타고 기지내 LNG 탱크 몇 개를 지나니 부두에 정박해 있는 LNG선 SK 스플렌더(SK Splendor)호가 보였다. 막상 배 앞을 가니 컨테이너선처럼 일일이 크레인으로 박스를 내리는 작업이 아니라 선박내 탱크에 저장된 LNG를 부두의 탱크로 옮기는 작업을 한 까닭에 하역 중이라고 해도 크게 눈에 띄는 작업이 이뤄지진 않고 있었다. 동행한 박충수 SK해운 업무지원팀장은 “크게 보이진 않지만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LNG가 부두 탱크로 옮겨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배 갑판까지 높이로 된 철제계단을 올라가서 계단과 선박을 연결한 사다리를 건너 배에 도착했다. 철제계단과 배를 연결해 놓은 사다리가 좁고 발아래에 시커먼 바다가 보였다. 다리가 떨렸다.

특히, 연료유 공급으로 계속되는 석유냄새에 배 표면에는 ‘워터커튼’이라고 불리는 물줄기가 폭포처럼 떨어지고 있어 공포감이 더했지만, 본연의 업무(?)를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 갑판위에선 모든 전자기기 사용 불가

배에 무사히(?) 오르니 입구에서 직원이 선박 방선 리스트에서 이름을 확인했다. 보안문제 때문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선박에 올라갈 수도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게다가 LNG라는 위험화물이 실려있는 배라서 갑판위에서 일체 전자기기 사용이 금지된다고 한다.

선박 전체길이는 278m임에도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는데, 갑판위를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고 하우스마린 내의 거주구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갑판위는 정비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다니고 있지만, 안전화와 안전모는 필히 착용하고 있었다.

박충수 팀장은 “원칙을 지켜야 사고가 안난다”며, “위험화물이라서 더 각별히 안전을 철저히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선원들이 시키는대로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 스플렌더호의 CACC. 화물을 하역 중일때느 대부분의 선원들이 이 곳에 모여 작업을 진행한다.
- LNG선 방선자들의 첫 번째 방문지 CACC

거주구역 엘리베이터를 타고 처음 방문한 곳은 하역작업 중 대부분의 선원 및 검사원들이 있는 9층. CACC(Centralizes administration Control Center)라는 곳으로, 항해 중에는 잘 활용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하역할 때는 선원들이 대부분 모여있다고 했다. 통상 본사 감독과 외부 검사원들, 가스공사 감독 등도 하역작업시 방선하는데 방선자들이 최초로 방문하는 곳이 이곳이다.

타 선종은 하역작업동안 갑판부와 기관부가 서로 만날 일이 없는데 LNG선은 화물을 싣고 내릴 때에는 브릿지 밑에 위치한 데크(쉽스)오피스가 같이 있는 CNCC에서 함께 모여 작업을 한다. 항해 중에는 기관부는 ESCR(Engine Sub Control Room)에서, 갑판부는 COC(Cargo Operation Center)에서 작업을 하지만, 선적이나 양하작업에는 갑판 위의 여러개의 파이프를 보면서 작업해야 하는 특성에 따라 선교 바로 밑에(브릿지, 조타실) 위치해 있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만 했다. 때문에 갑판과 같은 높이가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하얀 선원복을 입은 선원들이 여러개의 모니터와 장비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데크 오피스(사무실)에도 가스공사측의 화물담당 감독과 한국선급 검사원, SK해운 육상 감독 등이 바쁘게 서류를 확인하고 있었다. 일단 사무실에서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선박을 안내해 줄 3등 항해사인 백지우 씨를 소개받았다.

다들 매우 바쁜 것 같다는 질문에 백지우 씨는 “이 배가 여기서(평택) 화물을 내리고 5년 정기점검을 받으러 가야해서 유독 더 바쁘고, 방선한 인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5분쯤 후 손에 여러 장의 서류뭉치를 든 이대우 선장이 기자를 반겼다.

“예상시간보다 일찍 출항해야 해서 우리 배가 지금 조금 바쁩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이 친구(백지우 씨)에게 물어보시고 이따 점심시간에 같이 밥먹으면서 이야기 나누죠. 잘 부탁드립니다.”

- LNG선 1대 수송량 전국민 사용하는 하루치도 안돼

이 선장과 잠시 인사를 나눈 후 백지우 씨는 기자에게 안전모를 챙겨줬다. 안전모를 착용하면서 대략적으로 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이 선박은 오만 칼하트에서 LNG선을 싣고 평택항에 오는 일정이었으며, 화물을 싣고 내리는기까지를 한 항차라고 합니다. 한 항차는 통상 한달 가량 걸립니다. 오만에서 LNG를 선박에 실을 때에는 선박의 파이프가 하얗게 얼어 있는데 이는 액화를 위해 영하 161도 상태로 만든 LNG 탱크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이렇게 얼었던 파이프는 출항하면서 상온에서 자연스럽게 녹는 구조입니다,”

통상 선박 1척이 LNG 약 13만 5,000CBM 정도를 싣고 입항해 양하하면 기지내의 탱크하나를 꽉 채운다. 선박은 입항해서 18~20시간 정도 양하작업이 진행되는데, 스플렌더호도 9일 오후 6시에 입항해 10일 오후 3시 30분 출항했다. 하지만, 이렇게 탱크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LNG를 싣고 와도 우리나라 전국민이 사용하는 LNG의 하루치 분량도 안나온다고 한다.

자원빈국으로 원료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5,000만 국민들이 모두 사용할 LNG가 모이려면 선박이 몇 번이나 오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니, 어릴 적부터 봐왔던 에너지 아껴쓰기 캠페인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닿기도 했다.

- 항해 중에 항해사들은 조타실에

안전모를 쓰고 찾은 곳은 조타실이었다. 운항 중에는 항해사들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는데 지금은 하역 중이라서 텅 비어있었다.

스플렌더 호는 선장과 1등 항해사 2명, 2등 항해사, 3등 항해사 2명, 기관장과 1~3등 기관사 1명씩 승선한다. LNG선은 특성상 운항 중에도 화물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1등 항해사가 1명 더 승선해 화물을 관리하고 2등 항해사가 항해장을 맡는다. 통상적으로 2등 항해사를 2명 승선시키는데, 스플렌더 호에서는 이날 안내를 해 준 백 씨가 4달 뒤에 2등 항해사로 승진해서 승선인원을 구성했다고 한다.

항해 중에는 당직사관이 근무시간을 교대로 선장을 제외하고 1~3항사가 조타실을 지키며, 선장은 협수로나 위험구간에 직접 키를 잡는다. 선장은 선박 운항 중에는 운항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에 당직없이 24시간 근무한다고 보면 된다. 배 바닥에 있는 기관실도 마찬가지로 항해 중에는 기관사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기관장을 제외한 1~3등 기사들이 교대로 근무하며 기관장도 선장처럼 상시근무 형태라고 한다.

백 씨의 경우는 조타실에서 통신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근무하는데, 통신업무는 당직사관들도 어느 정도 위급상황에서는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업무를 위해 따로 당직을 서지는 않는다고 한다.

백 씨는 “항해 중 주간에는 조타실에 당직사관과 견시를 담당하는 갑판원, 통신업무 담당 항해사 3명이서 근무를 한다”며, “야간에는 조타실 뒤쪽에 위치한 통신쪽 조명이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커튼으로 닫아놓고 위급상황 때에만 이 곳에 와서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 전자해도 상용화 전에는 이렇게 종이해도를 테이블에 놓고 항해했다. 사진은 백지우 씨가 종이해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전자해도로 항해가 편해졌어요”

“보시는게 전자해도(ECDIS)인데요. 다른 기기들과 호환도 되고 종이해도보다 훨씬 편해요. 조만간 조타실에 추가로 하나 더 도입하고 선장님 방에도 하나 더 설치할 계획이예요.”

항해 중에는 기본적으로 해도를 보고 항로를 결정하는데, 항해장인 2항사가 해도에 항로를 표기한다. 조타실 입구에 종이해도를 놓는 테이블 밑에 지우개 가루가 많이 떨어져있는데, 해도 사용 후에는 일일이 지우개를 사용해 연필로 그려놓은 항로를 지우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항상 지우개 가루가 수북하다고.

전자해도 상용화로 항해사들의 이러한 작업들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전 선박이 상용화되지 않은데다, 아직까지 전자해도와 병행해서 사용하는 탓에 스플렌더호에도 지우개 가루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또 중간에 개정되는 경우도 있어 해도 위에 조그맣게 덧붙여 놓은 자국도 있었다.

백 씨는 “본사에서 1주일에 한번씩 개정판을 보내주는데 개정되면 다시 해당 위치에 새로 덧붙이는 작업도 해야하는데 전자해도는 실시간으로 해당 해역의 상황을 바로바로 보여주니까 그러한 수고스러움을 덜어주고 있어 편해졌다”며, “사실 LNG선이 전자해도 상용화가 제일 빨리 실행된 선형이라 아직도 종이해도만 사용하는 선박도 많은데 저는 운이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 하역 중에는 선용품과 식재료 인수

넓은 배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다리도 아프고 해서 잠시 식당에서 쉬기로 했다.

통상 부두에 배가 입항하면 주방장 등 식당에서는 식재료 공급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부두에 정박해 있는 동안 배안에서 선원들이 먹을 음식들을 모조리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당안에서 갑판쪽을 바라보니 음식과 선용품들을 꽁꽁 포장한 물건들이 크레인 등을 통해 옮겨지고 있었다.

주방이 물품 공급으로 정신없이 바쁜 날에는 남은 재료 처분 및 일손을 줄이기 위해 비빔밥으로 메뉴를 통일한다고. 이날 점심 메뉴도 어김없이 비빔밥이 나왔다.

백지우 씨는 “밥 같은건 정말 부족함 없이 나온다”며, “우리배는 족구를 자주하는 편인데 족구하고 삼겹살 파티도 하는 등 육상에서 회식하는 것처럼 배에서도 한다”고 설명했다.

- 선원들이 쉴 때는

조타실에서 나와 선실과 휴게실, 기관실 등을 둘러봤다. 특히, 스플렌더호는 아직 여자해기사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놓지 않은 탓에 기자를 위해 빈 선실을 사용하게 해줬는데, 처음 본 선실을 보고 기자가 내뱉은 첫 마디는 “욕조가 우리집보다 커요”.

선실은 3인용 쇼파와 테이블, 큰 책상에 중형 냉장고와 TV가 구비된 거실과 슈퍼싱글 침대가 구비된 침실이 분리된 투룸 구조의 방이었다. 후에 들은 이야기로는 제일 큰 선장실은 30평정도 규모로 선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응접실까지 겸비돼 있다고 한다.

개인 공간인 선실 이외에도 곳곳에 휴게실이 많았는데, 당직사관이 아닌 선원들과 족구장, 수영장, 농구장도 구비돼 있고, 체력단련을 위한 헬스장도 있었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응급실도 있었는데 특히, 선원들은 모두 응급의료사 자격증이 있어 간단한건 혼자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선내에는 대부분의 약품들을 구비를 해 놓고 있었으며, 위험약품이나 허가가 필요한 약품은 자물쇠로 잠궈 놓고 선장의 허락을 받은 뒤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 운항 15년차인 스플렌더호가 정기검사를 위해 거제 앞 해상에 떠있다. 거제 특성상 부두 바로 옆에 대형선박을 정박할 수 없어 통선을 타고 스플렌더호에 가야 한다. 사진은 통선에서 바라 본 정기검사 직전의 스플렌더호의 모습.
- 스플랜더호, 아픈 곳 없는지 살피러 출항

거주구역을 둘러보고 선장과 기관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다시 데크오피스로 돌아왔다. 선장을 기다리는데 당직사관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오늘 마지막 통차가 14시에 있을 예정이오니 방선자들은 시간을 맞춰 하선하기 바랍니다. 이상 당직사관.”

동행한 박 팀장이 마지막 통차 시간까지 맞춰서 취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차 혹은 통선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배가 평택에서는 부두 옆에 접안이 가능해 부두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되지만, 스플렌더호가 출항 후 정비를 위해 들릴 거제에서는 부두까지 접안이 어려워 조그만 배를 타고 배까지 가야하는데 이를 통선이라고 했다.

기지가 워낙 넓다보니 기지 입구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하기 때문에 방선자들은 통차를 이용하는데, 오후 3시 반 출항 예정인 스플렌더호의 마지막 통차 시간은 오후 2시라고 알려온 당직사관의 방송이었다.

선장, 기관장과 함께 점심식사와 가벼운 티타임 후 당직사관의 지시에 따라 오후 2시 하선했다.


[미니 인터뷰]

 
이대우 스플렌더호 선장
“정기검사 위해 거제로 출항 후 말레이시아 드라이도크로 이동”

- 승선 경력은.

▲ 올해로 23년째다. LPG선과 원유선 등을 승선해 봤다.

- 태풍으로 하루정도 늦게 배가 도착했는데.

▲ 6일 필리핀에서 태풍 마이삭이 발생해 속도를 늦춰 운항해 늦어졌다. 인천에 부두가 없어 급히 평택으로 우회했다.

- 운항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나.

▲ 우리나라는 특히 시베리아 기압 영향을 많이 받는데 겨울철에는 부두가 어는 등 아예 항만이 폐쇄되는 경우도 많다. 흔히 날씨 영향이 운항 스케줄을 좌우하는데, 선박 운항을 하면 정시 지키기가 쉽지 않다.

- 하역 중에는 어떤일을 하나.

▲ 화물 양하작업을 하고 각 현장에 밸브 라인 변화 있는 것들을 복구하는 작업도 한다. 또 선용품이나 식재료 등을 선적하고 계류상태에서 조정할 부분을 점검하기도 한다. 기관은 현재(출항 2시간 전) 카고 장비가 끝나서 스팀을 터빈에 웜업(예열)하고 있는데 이 작업이 1~2시간 소요된다.

- 스플렌더호는 오후 4시 출항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예정보다 30분정도 일찍 출항하기로 했는데 낮시간에 할 수 있는 작업이 있으니까 해가 떠있을 때 빨리 출항하는 편이 좋다.

- 출항하고 거제에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바로 거제에 가는 것은 아니고 스플렌더호가 정비를 위해 가기 때문에 수리업자가 배 안에 수리할 부분을 확인하고, 이틀정도 해상에서 카고 탱커 안을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산소를 주입하는 작업을 마치고 거제에 간다.

- 거제 이후 스케줄은 어떠한가.

▲ 거제에 가서 수리업자를 하선시키고 선박 점검 사항 확인하고 다시 출항해서 말레이시아의 수리조선소에서 드라이도크에 들어간다. 5년 정기검사라 이때는 모든 기관들을 다 열어서(오픈업) 확인한다. 대략 48일 정도 정기검사 기간이 소요되는데, 선원들도 점검에 같이참여하고 점검이 끝나면 오만으로 가서 다시 화물을 싣고 우리나라에 가지고 들어오는 일정이다.


 
김순상 스플렌더호 기관장
“카코탱커 안 점검위해 탱커안 산소주입 작업 진행”

- 승선 경력은.

▲ 총 34년 배를 탔으며 SK해운에서만 20년 됐다. 그 전에는 MOC라는 미국선사의 선박을 탔다. 98년부터 LNG선에 승선했다.

- 하역작업시 기관부는 무슨일을 하나.

▲ 발전기가 총 3대 정도 있는데 카고펌프를 가동하기 위해 모터를 이용해 전기로 움직여서 부하가 안되면 계속 가동시키고 부하하면 한 대 멈추고 하는 식으로 가동한다. 항해할 때는 1대만 사용하는데 하역작업에는 전기가 더 소요된다. 또 정상 운항을 위한 평형수 작업도 진행한다. 펌프나 파이프라인 연결에 이상이 없는지도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조치를 취한다.

- 항해 중에는.

▲ 기관부는 메인엔진 작업을 하는데 운전하면서 계속 모니터링 하고 기관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 잠시 후 출항하면 기관부에서 하는 일은.

▲ 스플렌더호는 화물창이 4개 있는데 액체상태로 싣고 와서 하역하고 나면 화물이 비어있는데 탱커 특성상 하역을 해도 바닥에 일부 LNG가 남아 있다. 점검을 위해 도크에 들어가면 이 탱커안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데, 출항 후 이 탱커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남은 LNG를 빼내고 산소를 주입하는 작업을 한다.

- 작업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 산소(O2) 무게와 가스(CH), 이산화탄소(CO2) 무게가 각각 다른데다 LNG가 남아있는 탱커에 그냥 산소를 집어넣으면 폭발한다. 일단 이산화탄소 집어넣고 그 다음에 산소 불어넣고 계속 그 작업을 반복해 바닥에 있는 LNG를 빼내고 산소가 차게 만드는 치환 작업만 2박 3일 정도 소요된다.

- 바닥에 남은 LNG는 어디에 사용되나.

▲ 이 배는 스팀터빈 방식이라서 증기로 엔진을 가동시키는데 스팀엔진은 보일러를 한번 거쳐서 엔진을 돌린다. 바닥에 남은 소량의 LNG는 보일러 연료로 활용한다.

- 향후 점검 때는 무슨 일을 하나.

▲항해 중 바다에 잠겨있는 부분이 드라이 도크에 들어가면 모습을 나타내는데 물 위에 있을 때 확인하지 못했거나 수리할 부분들을 확인한다. 또 각 해수 밸브들도 다 열어 확인할 것이다.

 
- SK해운은 어떤 회사.

SK해운(대표 백석현)은 1982년 설립 이후 국가 정책물자인 원유를 시작으로 철광석, 석탄, LPG, LNG 등의 자원수송을 전문으로 하는 해운회사로 성장해 왔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의 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법정관리나 매각절차 등을 겪지 않고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해운업의 자존심을 지켰다.

가스선 사업은 현재 상용화된 3가지 타입의 LNG선(Moss, Membrane Mark III, Membrane No.96)을 모두 보유·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KC-1선형을 인도받으면 모든 타입의 LNG선을 보유 및 운항하는 세계 유일 선사가 된다. 지난해에도 국내 선사 중 처음으로 국제 LNG 수송선 장기계약(프랑스 Total사)을 체결한 경험과 전략으로 글로벌 LNG수송 프로젝트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탱커 사업은 글로벌 탑 8 규모의 선대를 바탕으로 국내외 오일 메이저 화주들의 원유를 수송하고 있으며, 벌크선 사업에서는 모든 선형 및 화물에 대한 취급 역량과 경험을 통해 연간 300항차 이상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제3자 선박관리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정하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설립된 자회사 SK B&T는 원양어선, 상선, 특수선 등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연료유와 다양한 부대 서비스를 통합 제공해 오션 벙커링(Ocean Bunkering)분야 세계 1위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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