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드 장치율 증가에 기항선사들 ‘불안’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선광이 지난 1일 개장한 인천신항 터미널 야드 장치율이 적정능력인 70%에 육박함에도 기존 남항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관련업계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해운 및 항만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개장한 인천신항의 선광 터미널은 최근 야드 장치율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터미널 내 야드는 70%를 넘어서면 물량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적정능력을 70%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인천신항이 개장 초기임에도 야드에 물량이 넘쳐나는 것은 최근 인천항에 급격히 늘어난 공컨테이너 때문으로, 선광 터미널 역시 공 ‘컨’이 야드에 장치된 물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은 올해 5월까지 처리한 컨테이너가 93만 7,133만TEU로 풀 ‘컨’과 공 ‘컨’이 각각 72만 348TEU, 20만 6,785만TEU이다. 지난해 같은기간 처리량은 총 91만 6,047EU로 풀 ‘컨’과 공 ‘컨’이 72만 2,519TEU, 19만 3,529TEU였다<표 참조>.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인천항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약 2,6% 증가했지만 풀 ‘컨’ 증가수준은 1% 정도로 수치적으로 답보상태이다”며, “이에 비해 공 ‘컨’은 2% 가량으로 월등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원래 공 ‘컨’은 야드에 적재하지 않고 부두 밖의 공 ‘컨’ 장치장에 적재해야 하지만, 개장 초기이고 아직 시설이 개발되지 않아 부득이 야드에 쌓아놓다 보니 공 ‘컨’만 많은 것”이라며, “최근 갑작스럽게 부산에 갈 공 ‘컨’이 인천으로 몰려 선광의 야드가 거의 찬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초창기 선광이 갠트리크레인 1기가 시간당 10개씩 처리하면서 기항 선박들이 제시간에 출항하지 못하게 되는 등 문제를 일으킨데다, 야드 적정능력도 초과할 판에 기존 운영하던 남항까지 운영을 중단하면서 기항 선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선광은 인천신항 개장 이후 기존에 운영하던 자사의 남항 부두 영업을 중단하고 기존 야드에 적재된 화물만 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 입장에서 인천신항으로 들어가면 신항이 기존 남항보다 더 밑에 있어서 운송사들이 운송료를 더 달라고 하는 등 비용이 더 든다”며, “남항은 야드보다는 도로 정체가 심각했는데, 신항은 도로는 뚫려있어도 야드에서 정체되면서 오히려 운송시간이 더 걸릴 판”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기항 선사들도 신항에 가고싶어서 가기보다는 기존 인천항에 부두가 없어 가는 선사들이 대부분인데, 그렇다면 개장 초기이니 자동화도 됐고 처리라고 빨라야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는, “야드 문제는 한진이 개장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지만, 개장까지 반년이나 남았는데, 그 기간동안 대책이 있어야할텐데 선광측에서는 오히려 부산신항도 초창기 겪었던 일이라면서 기항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선광이 이처럼 추가 부지 확보가 불가피함에 따라, 신항 바로 옆 IPA가 보유하고 있는 배후부지를 단기간 임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장 전 마찰을 빚었던 주요 원인이 야드 부분 개장 문제였던 탓에 IPA에서도 선뜻 선광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언이다.

신항에 기항하는 한 선사 관계자는 “야드가 부족하면서 추가로 부지가 필요해지니, 선광에서 IPA에 신항 옆에 부지를 한진 개장 전까지만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IPA에서 들어주겠냐”고 반문하고는, “IPA에서는 포장공사 시작하면 한 달도 안걸리는데 나머지 부분을 사용하라는 입장이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광 측에서 추가로 야드를 만들어 사용하겠다고 IPA와 협상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도 “선광이 빌려달라는 부지는 현재 용도도 설정안된 매립지에 흙만 다져놓은 땅인데, 그걸 빌려달라고 하니 IPA에서도 어이없는 것도 있는데다, 개장 전 충돌했던 부분도 있는데 IPA가 선광의 요구를 들어주겠냐”며, “신항 개장했다고 문닫은 남항이 지금 비어있는데 남항을 활용하라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선광이 신항 야드가 부족함에도 남항의 운영을 중단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항에서 남항까지 육상운송비가 하역요율과 비슷한 수준임에 따라, 선광이 남항을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선광이 남항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신항을 운영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IPA 말처럼 남항을 활용하게 되면 신항에서 남항까지 셔틀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이 4~5만 원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공 ‘컨’은 풀‘컨’의 3분의 2 수준의 하역요율을 받는데 인천 하역요율이 평균 6~7만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광 입장에서 육상운송까지 떠안으면 남는게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IPA를 압박해서 부지를 임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항 운영을 중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선광 측은 신항의 야드가 부족하지 않으며, IPA에 부지를 임대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이며, IPA측은 외부에서 해당 내용을 들은 바 있지만, 공식적인 요청은 없었다고 답했다.

선광 관계자는 “어제(24일)까지 신항 야드 장치율이 62%였고 야드는 현재 부족하지 않다”며, 부지 임대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임대할 생각이 없는데 해당 내용을 들은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말했다.

IPA 관계자는 “선광에서 IPA의 부지를 임대해달라고 이야기를 했다고는 전해들었는데,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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