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이번 미국에서의 국적선 출항정지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해가 안돼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미국 항만에서 국적선의 출항정지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해운업계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달 미국 항만당국은 국적선 1척에 대해 환기구 오작동 및 선박내 유수분리기의 원인모를 침전물 발견 등을 이유로 ‘코드 30(출항정지)’ 조치를 취했다. 출항정지는 미국내에서 선박안전도의 지표로 볼 수 있는 ‘퀄십21’의 지위유지에 큰 타격을 입는 조치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은 코드 30의 취소 처분을 위해 한국선급 휴스턴 지부에 고용된 전직 코스트가드 출신 인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등 조취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미국의 조치에 대해 유수분리기의 침전물이 기름이 아니라고 판명이 난데다, 미 당국이 재심의를 하겠다면서 선박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일부 개런티를 내라고 했다는 점에 대해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름으로 판명날 경우는 당연히 출항정지일 수 밖에 없지만,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는, “코드 30이라는 것이 중대결함인데 결함이 있는 선박을 일부 개런티를 냈다고 풀어주는 경우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에서는 선급 개방을 앞두고 미국선급이 선점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미 당국이 우리나라 선급 개방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 보다는 한국선급의 대외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사고 초창기 떠들썩했던 개선안 마련에 비해 1년이 훌쩍 지난 현재 시점에 변화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미 당국에서 퀄십 21을 제외시키기 위한 조치이거나, 혹은 해당 검사원이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선급에 대한 부정적 시각때문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미국의 이번 조치가 PSC 검사원의 개별 역량에 의존하는 것도 일부 있는 만큼 해당 검사원이 KR클래스 선박에 대해 세월호 이후 부정적 시각이 있어 그랬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고는, “국내 해운업계에서도 세월호 사고로 관심이 집중될 때는 개혁하겠다고 하고는 막상 1년이나 지났음에도 한국선급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데 미 당국이라고 안그러겠냐”고 반문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진행된 한국선급 국정감사에서는 ‘한국해대와 비해대의 여전한 파벌싸움’,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기관’, ‘후속대책은 없고 돈 타령만 하는 기관’ 등 지난해와 비슷한 문제들이 또다시 지적대상이 됐었다.

당일 국감장에서는 한 여당 의원이 올해 업무보고서에 세월호에 대한 후속조치는 없고 정부 예산 지원 없이 자체 수입으로 운영한다는 의견만 늘어놨다고 비판하자, 박범식 선급 회장은 수차례 “자세히 보면 있는데…”라고 답변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번 미 당국의 국적선에 대한 코드 30 조치가 한국선급의 검사 부주위 등에 따른 문제가 아니었던 만큼 선주 과실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 당국이 한국선급과 국적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하다는 것과, 같은 해운업계에서 조차 신뢰회복을 하지 못하고 불신만 쌓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선급 개방 이후 한국선급의 앞 날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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