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편집국장] 여수광양항만공사(YGPA) 신임 사장 최종후보에 오른 방희석 중앙대 명예교수에 대한 후보적격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방 후보는 총 5명의 사장 후보 가운데 YGPA 임원추천위원회를 통과한 3명에 포함돼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하지만, 방 후보가 YGPA를 이끌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YGPA 항만위원장으로 재직할 시, 그의 행보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인 그는 2014년 12월 10일 YGPA 항만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부터 CJ대한통운이 연관된 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CJ대한통운은 자회사인 ‘서부컨테이너터미널’을 통해 광양항에서 3-1단계 ‘컨’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9조에는 ‘이사회 안건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장이나 이사는 그 안건의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YGPA는 공공기관으로서 해당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항만위원장은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로, 방 후보는 해당 법률을 어긴 것이다.

YGPA측은 본지가 관련기사를 보도하자 방 후보가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YGPA측 해명이 사실이라면 방 후보는 YGPA측에도 자신이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광양항의 크고 작은 문제를 총괄하는 항만위원회의 수장인 항만위원장은 그 어떤 이유에서든 특정기업과 관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관련법규까지 들여다볼 필요도 없는 상식의 문제다.

그렇다면 방 후보는 왜 사외이사라는 사실을 숨겼을까. 단순히 CJ대한통운으로부터 매달 지급받는 수백만 원의 돈이 아쉬워서였을까. 단지 그 이유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모를 찜찜함이 앞선다.

CJ대한통운은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직후부터 ‘컨’터미널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CJ의 이러한 방침은 광양항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항만사업은 그 특성상 적자가 난다고 본인들이 원하는 시점에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선 매입을 원하는 업체와 가격이 맞아야 하고, 또 정부(해양수산부) 및 항만공사와의 관계까지 여러 복잡한 상황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사업을 정리할 때, 어떻게 해서든 손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한다. CJ대한통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관련해 최근 항만업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광양항 3-1단계 ‘컨’전용 터미널을 자동차부두로 전환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바로 옆 3-2단계 부두가 자동차전용부두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조금은 황당한 내용이다. 자동차 처리물량이 해를 더할수록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자동차부두로 전환해 해당 부두사업자에는 정책 추진에 따른 피해기업이라는 모양새를 갖춰 응분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는 그럴듯한 소문이 파다하다.

공교롭게도 해당 부두의 사업자는 CJ대한통운 서부‘컨’터미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해당 터미널에서 수십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매년 적자에 시달리며 어떻게 해서든 사업을 정리하려는 기업에 공기업이 보상금까지 쥐어주며 내보내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문이 설득력을 얻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방 후보가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인 방 후보는 항만위원장으로서 지난 2년간 광양항 운영과 관련된 거의 모든 회의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해 왔다. 법률적으로 따져보기에 앞서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다. YGPA는 지금이라도 지난 2년 간 그가 참석한 항만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내용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회의는 모두 무효로 하고, 해당 안건은 다시 처리해야 할 것이다.

특정기업의 사외이사라는 신분을 숨기고 해당 기업의 이권과 관련된 회의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인사가 이번엔 해당 기관(YGPA)의 사장 자리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무수한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사장 자리에 대한 그의 욕망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다. 방 후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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