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내달 1일 현대상선 터미널서 운송료 인상 투쟁 결의

- 현대상선터미널 화물차 대기시간 지연 불만도 '한 몫'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화물연대가 내달 1일 부산신항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함에 따라 해당 부두에 위치해 있는 현대상선 터미널의 화물 유출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의 집회 목적은 안전운임제 전면실시와 운송료 인상을 위한 투쟁이지만, 일부 집회 참가자들의 돌발행동도 우려되고 있어 부산신항 운영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항만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내달 1일 부산신항에서 ‘안전운임제 전면실시, 운송료 인상을 위한 화물연대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화물연대가 집회를 위해 제출한 옥외집회 신고서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화물연대본부 및 지부 소속 조합원 5,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개최장소는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현대신항(현대상선터미널, 4부두) 방향 인도변으로 명시했다.

심동진 화물연대본부 전략조직국장은 “내달 1일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집회 목적은 안전운임제 도입과 운송료인상”이라고 전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집회를 하기로 결의했고 집회 신고서까지 제출함에 따라 내달 1일 집회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집회에 대비해 부산신항 터미널운영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적정운임을 보장하는 제도로, 지난해 3월 관련 법안인 ‘화물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3년간 일몰 적용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해당 제도에 대해 일몰제 및 컨테이너, 시멘트 2개 품목에만 적용되는 개장안을 폐지하고 전 차종과 품목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측은 집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출입화물 수송이 번잡한 부산신항에서 집회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평소 타 터미널에 비해 트레일러 기사(화물차주)들의 대기시간이 2배 가량 더 소요된다는 불만이 제기돼 온 현대상선터미널에 대해 집회 참가자들의 돌발행위도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책도 요구되고 있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입장에서는 안전운임제 도입 등을 요구하나, 실제 부산신항을 오가는 실질 이용차주들은 오래 전부터 고질적으로 제기돼 왔던 현대상선터미널의 대기시간 단축을 해결해 달라는 현장요구사항이 더 클 것”이라며, “시간이 돈인 화물차주들 입장에서는 현대상선터미널에서 화물 상하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화물차주들도 해당 터미널에 가기를 꺼려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컨테이너를 외부 CY로 빼고 40피트 전용 컨테이너 야드 블록을 20피트 겸용 블록으로 전환하는 공사도 진행하고 있으나, 전보다 더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이 계속 폭주했었다”고 전하고는, “상황이 이러한만큼 당일 집회에 일부 참석자들이 돌발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지역 항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터미널을 제외한 부산신항 터미널에서 화물 상·하차 대기시간은 편도기준 15분 안팎이나, 현대상선 터미널은 이보다 긴 25분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물차주가 화물을 부산신항에서 상하차를 한다고 가정하면, 평균소요시간인 30분 보다 20분 가량 긴 50분이 소요되는 셈이다.

현대상선터미널에서 근무했었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개장 당시에는 미주노선으로 가는 40피트 컨테이너 화물이 많았었던 탓에 40피트 전용 컨테이너 야드 전용블록을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 현재는 20피트 화물이 많아지면서 야드가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며, “결국 지난 2월부터 40피트 전용 블록을 순차적으로 20피트 겸용 블록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당장 화물차 운전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BPA 관계자도 “현대상선이 20피트와 40피트 컨테이너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터미널 야드 전환 작업 중에 있어 당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화물을 적게 처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화물차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BPA에서 운영하고 있는 민원 SNS인 '행복트럭 밴드'에도 일부 차주들이 대기시간이 길다는 민원이 적잖이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항만업계는 화물연대 집회와 관계없이 현대상선측이 자사 터미널을 이용하는 화물차주들과 원만하게 합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장소만 부산신항터미널에서 한다는 것 뿐이지, 안전운임제 등 화물연대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우리와 크게 상관없는 부분이지만, 대기시간 단축문제는 부산신항을 오가는 화물차주들은 2~3년 전부터 끊임없이 요구돼 온 사항이었다”며, “시간이 돈인 화물차주들이 다른 터미널에서 30분이면 끝날 일을 한 시간씩 걸리는데 불만이 없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니냐”고 전했다.

BPA 관계자도 “터미널운영사들은 선박이 입항하면 본선 업무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개별 화물차주들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자사 터미널 화물처리를 위해 노력하는 화물차주들과의 원만한 관계도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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