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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터미널 내 대기시간만 2~3시간, 정말 너무한다”

현대상선터미널 트레일러 운전자 C씨 격정 토로 김수란 기자l승인2019.05.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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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김수란 기자] 내달 1일 부산신항에서 화물연대의 집회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현대상선터미널(4부두)에서의 화물차 운전자 대기시간 지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내용의 본지 보도 이후 화물차(트레일러) 운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불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현대신항의 평균 대기시간은 50분이 아니라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이나 소요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본지는 관련 운전자 중 한 명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15년 경력의 화물차 운전자인 C 모씨는 현대신항에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상선터미널에서의 대기시간은 평균 50분이 아니라고 했는데.

- 그렇다. 1~3시간 정도인데 평균 수치를 따져보면 현장에서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상하차(편도) 1~3시간 정도 된다. 저는 3시간 이상 대기한 적도 있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정상적으로 상하차를 하지만 이중 일부만 조금 지연이 되고, 운이 나쁜 하위 10~20% 정도만 3시간 이상씩 장시간 기다린다고 한다.

- 저는 현대신항에서 4시간 이상 대기한 당사자이다. 운영사 입장에서 평균시간을 따진다면 그런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이는 작업시간이 아닌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화물차 운전자들도 낮에 일하고 밤에는 집에 가서 자야할 것 아니냐. 일부 새벽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운전자들은 주간에 일한다. 새벽시간을 빼면 현장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1~2시간씩 걸리는 셈이다.

▲ 운전자들은 현대신항에서만 1~2시간을 소비하는건가.

- 웃기는건 과거에는 부산북항 등 다른 터미널에 들어가게 되면 게이트 입구에서 인수도증이라는 용지에 시간이 찍혀 나온다. 그 인수도증에는 화물을 야드 어디에서 싣고 내리는 위치가 찍혀져 나온다. 작업 위치가 나와 있는건데, 현대신항 개장 이후부터 인수도증에 순번만 표시되게 만든 후 타 터미널도 시간을 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인수도증에 시간은 안 찍히고 오늘 몇 번째 순서로 들어왔는지 순번만 나온다는 것이다. 시간이 나와있지 않아서 우리는(화물차 운전자들) 시간을 따로 메모를 한다. 왜 용지에 시간이 찍히지 않게 해 놓았는지 뻔하지 않나.

▲ 유독 현대신항에서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가.

- 현대신항은 부산신항 타 터미널보다 사이즈가 작다. 사이즈는 작고 적재율은 높은데, 특히 야드에 공컨테이너와 풀컨테이너를 분리하지 못하고 있다. 적재율이 높아 박스를 별도로 구분할 공간이 부족하다. 다른 터미널은 4~5단을 쌓는데 현대는 7~8단까지 쌓아놓기도 한다. 현대는 수출물량이 많다보니 현대신항에서는 본선에서 풀컨테이너를 내려놓고 공컨테이너를 배로 올리는데, 야드에는 박스별로 구분을 못하니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 다른 원인은 없나

- 혹자들은 정책적인 부문때문이란 이야기도 한다. 한진신항(3부두)이 우리나라 최고 선사의 터미널이었다. 하지만,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의 지원적책으로 현대상선에 화물 등을 밀어주고 있다. 부두 사이즈는 작은데 화물이 넘쳐나다보니 주체를 못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내가 먹을 밥 양은 한 공기 정도인데, 두 공기 세 공기를 먹으려고 하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 지난 2월부터 야드에 있는 블록에서 20피트 겸용 컨테이너 적재를 위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컨테이너를 외부 웅동으로 옮기고 있다는데.

- 현대신항은 2010년 개장 이후부터 면적이 작아 문제가 돼 왔던 곳이다. 화물차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이 최근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였었다. 웅동 CY로 공컨테이너를 반출시키고 있다고는 들었으나, 현장에서 일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예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한다.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신항에 들어가는 동료가 있는데 한 숨 쉬는 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리지 않느냐.(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C씨의 무전기가 켜져 있어 동료들과의 무전을 들을 수 있었다)

▲ 블록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 현대신항에서도 이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는데.

- 솔직히 현대신항에서 대기시간이 2시간을 넘기면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대기료를 주겠다고 한다면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신항은 본선이 접안하면 본선 작업에만 치중한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대기시간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시간이 돈이다. 제가 울산과 부산을 오가는데 부산에서 울산까지 가는데 1시간 20분이면 충분하다. 왕복 2시간 40분이면 울산과 부산을 오간다는 거다. 울산까지 다녀오는 시간을 현대신항 안에서만 대기하고 있는 셈인데, 상식적으로 안 답답하겠는가.

▲ 현대상선이 본선작업에 치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본선은 시간이 늦춰지면 벌금을 내야 한다. 본선이 지체되면 돈이 들어가고, 우리 화물차 운전자들에게는 별도로 그런 것들이 없으니 신경을 안쓰는 것 아니겠는가.(실제로는 모든 선박에 대한 출항 시간이 늦어지면 터미널 측이 벌금을 내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선사와 선박 계약별로 천차만별이라 그러한 조항으로 계약을 한 선사도 있고 아닌 곳도 있는데, 대부분의 터미널 운영사들이 선박이 접안하면 빨리 출항 시키기 위해 본선업무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 대기료를 주면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 우리같은 화물차 운전자들은 시간이 돈이다. 그런데 현대신항에서만 몇 시간을 대기하며 허비하는 것이다. 운이 나쁠 경우에는 아침에 들어갔다 컨테이너 박스 찌그러진거 펴고 세척이라고 하게 되면 시간이 흘러 저녁에 나오는 경우도 생긴다. 저같은 경우에는 부산이 집인데, 아침 5시에 집에서 출발해 울산을 오가고 평소에 밤 10시면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현대신항을 다녀오는 날이면 다음날 새벽에 집에 들어간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오늘 현대신항에 간다고 하면 ‘그럼 오늘 안에는 퇴근을 못하겠네’하고 말한다. 더 미치겠는 것은 현대신항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대기시간이다.

▲ 대기시간동안 운전자들이 별도의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 그렇지 않다. 화물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제일 힘든 건 화물을 상하차 하기 전까지 하염없이 줄을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 시간에 잠이나 자고 영화라도 한 편보고 그러면 낫겠지만, 실상은 앞차가 빠질 때마다 줄을 서서 앞으로 차를 빼줘야 한다. 그렇다보니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운전석에서 시동을 켜놓고 2~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히터를 틀고 시동은 끄지도 못한채 화물차운전자들이 차 안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기시 드는 연료값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같이 시간이 돈인 사람들에게 이러한 비용까지 이중으로 드는 셈이다.

▲ 줄이 도대체 얼마나 길기에 몇 시간을 그런 식으로 허비한단 말인가.

- 화물차운전자들이 현대신항 게이트에 들어가면 아까 말씀드린 인수도증에 어느 구역(bay)에 가서 화물을 실으라고 표시가 돼 있는데, 그 구역에 가서 화물차들이 줄을 선다. 이 구역을 야드레인(lane)이라고 하는데, 여기를 중심으로 바다 쪽으로는 본선으로 가는 차가 줄을 서고, 육지 쪽으로는 외부로 나가는 차량들이 줄을 선다. 본선이 접안하게 되면 운영사는 본선업무에 치중하느라 본선으로 가는 차는 정체없이 원활하게 작업이 진행되는데, 외부로 나가는 차량들만 엄청 길게 줄을 서있는 것이다. 타 터미널의 경우 이런 줄이 한 줄정도 밖에 안되는데 현대신항은 세 줄씩 서서 기다릴 정도이다.

▲ 세 줄이나 선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 본선이 들어오고 동일구역에 반출입 화물이 몰려있으면 외부차량들이 대기선에서 이중 삼중으로 대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는 공‘컨’ 전용 장치장이 없다. 야드 크기가 작다보니 전용 장치장을 못만들었던 것 같은데, 다른 터미널은 공‘컨’은 공‘컨’ 장치장으로 바로 화물차가 이동하기 때문에 차량이 지체되지 않는다. 현대신항은 야드에서 공‘컨’과 풀‘컨’이 혼재해 있다보니 모든 차량들이 여기에 다 몰려서 대기하고 있으니 더 막히는 것이다.

▲ 일각에서 외제차인 B사 트럭을 몰고 다니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약자가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 외제 트레일러를 타고 다니면 부자인가. 그 차를 어떻게 사는지 알고 말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B 차량이 가격은 비싸다. 국산은 1억~1억 5,000만 원 정도하는데 B사 차량은 2억 원이다. 비싼데도 B를 사는 이유는 연비가 국산에 비해 좋고 나중에 중고시세가 좋기 때문이다. 이중 2억 원을 한 번에 내서 차량을 뽑는 사람은 전체 화물차 운전자들 중에 5%도 안될 것이다. 대부분 6년 할부, 아니면 집 담보 할부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담보를 잡고 할부로 차를 사는 것이다. 6년 할부면 한 달에 300만 원씩 내는 것이다.

▲ 현대상선측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최소한 자기가 할 수 있는 용량 정도만 처리한다면 이 정도로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자기 용량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생각하지 않으니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화물차 운전자들이 받고 있다. 현대상선이나 현대신항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의 고충을 알고 일을 원활하게 해결해줬으면 한다. 방법은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수란 기자  sooran@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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