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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後] 물량이 너무 많아도 고민인 부산신항 현대터미널

김수란 기자l승인2019.05.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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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밥을 한 공기 먹을 능력밖에 안되는데, 두 세 공기를 먹이려고 하니 탈이 나고 있는 겁니다.”

현대상선터미널(4부두)에서 고질적으로 지적돼 왔던 화물차 대기시간 지연문제에 대해 화물차운전자가 빗대어 한 말이다.

화물차운전자들은 유독 부산신항 터미널 중 현대상선터미널에서만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었으나, 지금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화물차운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대상선터미널측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상선터미널측도 40피트(FEU) 전용 컨테이너블록을 20피트(TEU) 혼용 블록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고, 오는 8월 첫 번째 블록 교체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야드블록 교체만으로 화물차운전자들의 대기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태생적으로 현대상선터미널은 타 터미널보다 야드 면적이 작았다”며, “당초 개장 당시 해수부에서 가덕도 일대를 더 확장해 주려고 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 등 여러 문제에 부딪혀 야드 확장을 하지 못해 다른 터미널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타 터미널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운영을 시작한 현대상선터미널은 면적이 좁은 탓에 다른 터미널이 야드 내에 설치하는 공컨테이너장치장조차 설치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른 터미널에서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공 ‘컨’만 싣기 위해 전용장치장으로 이동하지만, 이 터미널에서는 풀‘컨’ 상하차와 같은 곳에서 공‘컨’ 작업을 해야하기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물량을 밀어주는 정책까지 맞물려 화물차가 줄줄이 대기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터미널들은 수출입화물의 경우, 배에서 내린 화물들을 선입선출 형태로 작업을 해 놓기 때문에 화물차운전자들이 바로 빼갈 수 있다”고 설명하고는, “현대상선 터미널은 컨테이너를 쌓아 놓을 공간이 부족하니 7단, 8단까지 쌓여있는데 공 ‘컨’과 풀 ‘컨’은 뒤섞여 있어 트레일러에 화물을 싣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터미널은 정부 전략으로 환적화물보다 수출입화물이 많다보니 야드에서 3~4일 이내에 외부로 나가는 화물들이 대부분이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현대상선터미널을 다시 확보한 이후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기업인 현대상선에 양해를 구해 본선작업을 1~2시간 중단하고 화물차운전자들의 작업을 우선 처리해주는 등 나름의 배려는 하고 있지만, 화주들의 불만이 많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선작업이 지연되면 화주들이 화물을 타 선사로 옮겨버리겠다면서 현대상선에 연락을 한다”며, “결국 현대상선터미널도 현대상선과 화물차운전자 눈치를 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관련업계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피해도 그렇지만, 향후 대형 선박이 접안하면 화물처리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야드에 있는 화물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내년 2분기부터 인도받은 2만 3,000TEU 선박이 현대상선터미널에 접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해수부와 현대상선이 터미널을 되사오면서 초대형선의 안정적 기항을 위한 선석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는데, 자칫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문제는 현대상선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애초에 터미널을 조성하면서부터 야드를 확장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터미널을 비싼 값에 다시 산 것도 현대상선이기 때문이다. 선박을 일시적으로 타 부두로 전배조치를 시켜 야드를 정리하든, 화물차운전자들과 협상을 하든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도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 현대상선. 물량을 밀어줘도 문제가 발생하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김수란 기자  sooran@dailylo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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