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업계, “3개 얼라이언스 과점 체제 영향 큰 듯” 우려/

中정부 급제동·국내 무역협회도 정부에 "대책 마련해 달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세계 주요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데다 항만물동량 전망치도 비관적이었음에도 원양항로 해상운임이 급등해 관련업계가 의아함과 함께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은 반짝 상승했던 지난 2012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HMM과 SM상선의 주력노선인 아시아~미주 서부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3,000달러를 기록했으며, 미 서부항만 처리량 역시 7월 기준 전년대비 0.4% 증가하는 등 올해 처음으로 플러스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MI는 관련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사들을 위해 대만은 에버그린과 양밍에 금융지원정책을 실시하고, 독일 선주협회도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발표가 있었다”며, “프랑스 CMA-CGM과 싱가포르 PIL도 정부보증대출과 국부펀드를 지원받았으나, 시장의 이같은 우려와는 반대로 ‘컨’운임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컨'운임 상승에 대해 무역업계는 글로벌 원양선사들이 선박 공급량을 줄여 해상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주 서안 항로의 경우 전년대비 선박공급이 오히려 6.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양항로의 해상운임 상승은 스팟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유럽 스팟운임은 지난 5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9월 기준 중국발 북유럽 항로의 스팟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977달러로 지난 5월 이후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제한된 미국시장도 운임상승이 꾸준하다.

KMI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발 미주 서안 운임은 FEU당 3,639달러로, 이는 직전 주간 운임보다 5.8%,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25.3% 오른 수치이다. 같은날 미국 동안운임은 FEU당 4,207달러로 직전 주보다 6.4%, 전년대비 5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화주들은 당분간 운임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장기계약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MI는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세계 무역에도 광범위하게 혼란이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해운전문가들이 운임 붕괴를 예상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 강세로 전통적 성수기와 맞물린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특수는 앞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으며, 성수기 시기가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중국이 공장가동을 정상화했지만, 미국이 그렇지 못해 수입이 늘고 있어 미주 운임이 상승하고 있다”며, “해상운임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글로벌 얼라이언스 수가 3개 밖에 안돼, 사실상 해운시장의 과점형태가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운임상승이 계속되자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 '컨'선사들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달 HMM을 비롯해 머스크(Maersk), 코스코(Cosco) 등 주요 6개 대형 ‘컨’선사에 북미항로 운임동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이후, 이달 11일 주요 선사 임원들을 만나 중국발 미국행 운임인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나라도 한국무역협회가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해상운임 상승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한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운임상승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지난 15일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교역 부진에 따른 선사들의 운용선박 수 축소, 물동량 회복에도 선사들의 수익증대를 위한 선박 추가공급 지연, 중국발 물동량 급증에 따른 선박 공급의 중국 쏠림 현상 등으로 해상운임이 급상승했다”며 관련부처에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수입협회 관계자도 “선사들이 부대비용을 비롯한 모든 항목에서 비용을 올려받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로인해 회원사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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