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GT 노조, “고용승계 직원, 신입 입사 조건 수용 불가” 강력 반발
SM측, "GWCT와 동등한 근로조건…노조의 비합리적 행동에 강한 유감"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광양항 양대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SM상선광양터미널(SMGT)과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GWCT)의 통합작업이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GWCT측이 SMGT를 인수함에 있어 "피인수기업 직원 전원을 신입직으로만 인정하겠다"고 하자, SMGT 노조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SMGT 및 항만업계에 따르면, SMGT 노조는 GWCT가 SMGT와 통합을 위해 SMGT 고용승계 직원의 직급을 인정하지 않고, 전원 신입으로 고용키로 한다는 조건에 불복해 매각 무산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GWCT측은 피인수기업 직원에 대한 근속 불인정 외에도 ▲고용승계 직원 전원 현장직으로 배치 ▲기존 2조 2교대에서 3조2교대로 전환 ▲임금삭감 ▲기존 GWCT 노조와 별도로 협상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며, SMGT 노조측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어제(3일) 박기훈 SM상선 대표가 매각설명회를 위해 SMGT를 방문했으나, 노조측 항의로 설명회도 채 마치지도 못하고 중단됐다.

이날 설명회에선 SMGT의 한 직원이 제기한 “SMGT 직원들 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GWCT에 신입으로 입사하는 조건으로 10억 원을 더 받기로 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따지는 등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질문에 박 대표가 답변을 머뭇거리자 노조측은 “이것봐라. 우리를 팔아먹었다” 등의 고성을 내지르고 계란과 의자를 던지는 등 난장판이 되면서 설명회는 중단됐으며, 박 대표는 현장을 떠났다.

최형선 SMGT 노조위원장은 “항의차원에서 계란과 의자를 집어던지고 설명회를 중단시켰다”면서, “이런 조건으로는 도저히 합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SMGT에는 협력사 직원들이 정규직 직원만큼 고용돼 있는데 이분들도 보호를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전원 신입이라니, 차라리 매각을 무산시키고 SM상선에서 독자생존의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100%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양사 통합 시 입대료를 감면해 준다는 방침이며, 이에 GWCT측은 통합에 앞서 SMGT 전직원에게 ‘노사합의 전적 동의서’를 받으라고 요구해 SMGT의 모회사인 SM상선측은 동의서를 오늘(4일)까지 제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매각조건에 불응하고 있는 노조측은 터미널과 YGPA 사옥 정문에 '매각 불수용'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천막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주까지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도 하고 YGPA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매각에 불응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전했다”며, “노조측은 오늘까지 제출하라는 동의서도 제출할 수 없고, 조만간 YGPA 앞에서 천막농성도 진행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M상선측은, ‘10억 원을 더 받기로 했다’는 노조측 주장은 설명회를 방해하기 위한 악의적인 주장이며, 기존 SMGT 직원들이 GWCT와 동등한 근로복지 조건을 적용해 불이익이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SM상선은 본지에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기존 GWCT 직원과 동등한 근로복지 조건을 적용하게 돼 SMGT 직원들에게 불이익은 없는 상황”이라며, “박 대표는 근로조건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어제 직접 SMGT를 방문했으나, 노조측이 고성을 지르며 위협하는 등 설명회 진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억 원을 더 받기로 했다’는 노조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설명회를 방해 또는 무산시키기 위한 악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장으로 의심된다. 이에 대해서는 필요 시 법적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노조의 비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강한 유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와 YGPA는 양사 통합 이후 광양항 자동차부두를 SMGT로 이전시키고, 개발이 중단된 3-2단계 터미널을 한국판 뉴딜사업인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를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져, 양사간 M&A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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