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가 오는 10월 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서‘컨’부두 개장에 따른 허치슨의 부산북항 부두(자성대) 반납 일정도 꼬일 전망이다. 현재 북항 신감만부두를 운영하는 동원이 해당 부두를 반납하고 신항 서‘컨’부두로 이전해야 허치슨도 자성대를 반납하고 신감만부두로 이전해 운영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성대 반납은 부산시민의 숙원사업인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과 연계돼 있어 서‘컨’부두 개장 연기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것으로 우려된다.

항만 및 장비제작업계에 따르면, 부산신항 서컨테이너 부두에 사용될 AGV(자동이송장비)의 도입 지연 및 운영소프트웨어 미비로 오는 10월로 예정된 완전자동화 부두 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동원이 운영중인 신감만부두 이전계획이 틀어졌으며, 자성대부두를 반납하고 내년 1월 신감만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던 허치슨의 이전 작업도 연기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부산항만공사(BPA)는 예정대로 오는 10월 완전자동화부두로 개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관련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BPA 관계자는 최근 "(10월)개장에 차질이 없다"며, 최근 업계에서 일고 있는 개장 연기설을 일축한바 있다.

하지만, 항만장비업계에선 이미 상용화 되고 있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로봇형 AGV도 6개월에서 1년 가량 테스트기간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화물이 크고 무거운데다 돌발변수가 많은 실외에서 사용하는 항만용 AGV에 대한 테스트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AGV 제작업체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풀필먼트나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AGV도 6개월에서 1년 가량 테스트를 하는데,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들도 기한을 넉넉하게 잡아 최적화작업을 진행한다”며, “이들 기업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임에도 장기간 테스트를 하는데, 하물며 날씨나 온도, 통신 방해 등 돌발변수가 많은 실외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단기간 테스트를 거친후 곧바로 운영하겠다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개장까지 3개월 가량 남은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서‘컨’부두에는 AGV 60기가 도착하지 않은 상태이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10월 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개장과 연계돼 있는 허치슨의 자성대부두 반납 스케줄도 꼬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 부두 이전작업과 관련, 올해 초 BPA는 한국허치슨터미널과 부산북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1번선석 신규 운영사 선정에 따른 임대차 가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BPA는 허치슨과 가계약을 체결하면서 허치슨이 현재 운영하는 자성대부두는 올해말까지 종료하고, 내년 1월부터 신감만과 감만 1선석으로 이전해 하역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신감만 운영사인 동원이 부산신항 서‘컨’부두로 이전하면, 허치슨은 북항재개발 2단계에 포함될 자성대를 반납하고 신감만+감만 1선석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서‘컨’부두의 완전자동화 항만화도 국내 최초지만, 허치슨의 부두 이전 작업 역시 처음이다. ‘컨’부두 특성상 하역사만 움직일 수 없고 기항 항로를 같이 옮겨야 한다. 아울러, 장비의 내용연수와 추가적인 장비 도입을 확정하고 임대료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등 적지않은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허치슨이 내년 1월부터 신감만에서 운영을 하려면 동원이 서‘컨’부두로 이달까지 신감만부두를 비워주더라도 허치슨의 이전작업이 쉽지않을 수 있다는 것.

부산항 관계자는 “동원이 신감만에서 영업을 하는 상태에서 살펴볼 수 없고, 부두를 비워주면 이후 허치슨이 신감만에 가서 장비들을 살펴보는데 부두도 오래된데다 허치슨이 기존 자성대에서 사용하던 장비 몇기도 이전할 계획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도 “허치슨이 자성대보다 작은 곳으로 이전을 하는데다 기존 동원이 사용하던 장비 상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살펴봐야 임대료 등을 협상해 BPA와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가계약서엔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게끔 하겠다는 정도의 문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진행 상황으로 봐선 허치슨도 내년 1월부터 신감만에서 영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이 연쇄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와 관련, BPA측에 답변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BPA 국민소통부(옛 홍보부) 관계자는 “담당자인 물류정책실장에게 질문내용을 전달해 놓겠다”고 밝혔으며, 물류정책실 관계자는 “실장께서 외근나가셨다. 연락드리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