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그 = 오병근 편집국장] 부산항만공사(BPA)가 오는 10월 부산서컨테이너부두를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준공한 후 충분한 테스트기간을 거쳐 개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PA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10월까지 부산서‘컨’부두(3선석)에 대한 토목, 건축 부문에 대한 공사를 9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10월 공사 준공 후 충분한 시운전을 거쳐 상업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예정대로 10월 완전개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BPA가 ‘10월 공사 준공’으로 슬그머니 내용을 바꾼 것이다.

본지가 AGV(무인이송장비) 기기 도입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지 40여 일 만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본지는 그동안 부산서‘컨’부두의 완전자동화 개장과 관련, 핵심 기기인 AGV 도입 시기가 미뤄진데다 운영소프트웨어(FMS)가 개발 완료되지 않았고, 모든 기기 도입 및 소프트웨어 설치 후 최소 6개월~1년간 테스트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때마다 BPA는 ‘10월 완전 개장’을 고집해 왔지만, 결국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도 BPA는 본인들 잘못을 모르는 것 같다. 10월 개장이 안되면 신감만부두 이전도, 자성대부두 이전도 없다. 연쇄 이전이 예정된 부두의 이전스케줄이 줄줄이 꼬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마치 예전부터 ‘10월 개장’이 아닌 ‘10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식이다.

이는 자신들의 잘못을 제멋대로 호도하는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이다.

서‘컨’부두는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항만’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다. 특히, 해당부두의 개장에 따른 연쇄 이동이 예정된 자성대부두는 오는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 예정부지이기도 하다. 서‘컨’부두 개장이 연기될수록 자성대부두 이전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과 해양수산부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인지 BPA는 서‘컨’부두 공사 진행상황을 수시로 해수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해수부가 ‘10월 개장 불가’를 보고받은 시기는 불과 개장을 5개월 앞둔 지난 5월 중순.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도 ‘10월 개장’을 자신했던 BPA는 5월 중순께 개장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해 해수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지난 4월까지 서‘컨’부두에는 AGV가 단 1대도 도입되지 않았다. 물론, 부두 토목공사도 여러 건축물도 완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BPA는 ‘10월 개장’을 보고했고, 해수부는 이러한 내용만 믿고 있다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BPA와 해수부 양측 모두 ‘완전자동화항만’ 특성상 모든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후, 1년가량은 테스트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BPA는 반성은커녕, 여전히 국민을 속이고 있다. 어제(24일) 지역방송국에 출연한 BPA 고위관계자는 “(서‘컨’부두)장비들은 전부 국산화 장비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역장비의 국산화의 선도가 되는 중요한 시발점이다”고 밝혔다. 사실이 아니다. 핵심장비인 AGV 초기 도입분 17기는 네덜란드 VDL사가 제작한 것이다.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국산화’를 앞세워 국민들을 호도하는 BPA. 문책이 없으니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의 입에서 “BPA가 해수부 상전”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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