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종사자 근로환경 개선이 목적


[데일리로그 = 오병근 기자] 현대로지스틱스가 결단을 내렸다. 이 회사는 택배업계 처음으로 택배서비스 단가를 500 원 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현대그룹 물류전문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가 택배단가 인상을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택배단가는 해를 더할수록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지난 수년 간 단가 인상에 모든 택배업체가 공감하고 있었지만, 물량이 줄어들 것을 염려해 선뜻 나서지 못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현대의 이번 결정은 시장에서 용기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택배 단가가 유류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택배기사들과 협력업체들이 운영난과 생활고로 택배시장이 존폐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 이번 단가 인상을 결정한 배경이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과당경쟁과 악화된 수익구조로 신규 인력충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택배대란이 오기전에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만 하는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택배기사와 대리점의 수익이 개선됨으로써 더 나은 택배서비스가 제공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택배업계의 적신호는 지난 수년간 계속돼왔다.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시장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 택배 물량은 2000년 2억 5,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14억 6,000만 상자로 480% 성장했다. 반면, 이 기간 택배 평균단가는 3,500 원에서 2,460 원으로 오히려 1,040원 하락했다.

단가가 떨어지자 현장에서 직접 고객들에게 물품을 배송하는 기사들의 수입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돼 택배기사를 하려는 사람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기사가 새벽 5시부터 밤10시까지 18시간 근무하고 받는 수입은 평균 200만 원 내외다. 택배 한 상자 당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는 평균 700원 선이다. 일이 힘들고 돈벌이가 힘드니 한 달 이내에 포기하는 택배기사가 태반이고, 신규 택배기사 지원자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대로지스틱스가 이번에 단가인상을 전격 발표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번 단가 인상을 통해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영돈 현대로지스틱스 대표는 “이번 단가 인상은 택배종사자와 고객과의 상생을 위한 결정으로, 고사 직전의 택배업계를 살리고 장기적으로는 유통산업 발전과 택배 서비스의 품질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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