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컨소시엄, 사업고시 변경 이틀 만에 사업제안서 제출
관련업계, "어떻게 이틀만에…사전정보 유출 강하게 의심"

민자개발로 추진중인 부산신항 피더부두 개발사업과 관련, 해양수산부가 용도변경을 고시한지 이틀만에 대우건설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사전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는 통상 10개월 가량 소요되는 사업제안서를 불과 이틀만에 작성해 해수부에 제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거의 불가능하다는 전언이다.

해양수산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수부는 부산신항 남컨테이너 서측에 피더부두 2선석과 잡화부두 1선석 개발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컨소시엄(대우건설, 대우로지스틱스, 동방)에 '최초 제안자'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는 지난 2월 4일 '부산항기본계획 변경고시'를 내고 기존 피더 2선석, 잡화 2선석을 개발키로 한 부산신항 남‘컨’부두 서측에 대해 잡화 1선석을 양곡 1선석으로 변경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후 대우건설컨소시엄측은 변경고시 이틀 후인 6일 해수부에 관련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대우건설컨소시엄이 2월 6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보완을 요청한 상태이다”고 확인했다.

해수부는 '북항 재개발(2단계) 사업'에 따라 양곡부두를 도심 기능으로 전환하고 신항에 기능 이전을 검토해 기존 잡화부두 2선석 중 1개 선석을 양곡부두로 변경한 것이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변경고시 이후 사업제안서를 작성하는데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됨에도, 대우건설컨소시엄측이 단 이틀만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해수부는 곧바로 최초제안자 지위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민자사업에서 최초제안자는 향후 우선협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SOC 사업개발에 있어 상당히 큰 인센티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번 변경고시에는 해수부가 피더부두와 잡화부두 개발을 별도로 진행하는 기존 안이 바뀌어 통합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는데, 대우건설컨소시엄측이 이들 두 개 부두를 통합 개발하는 제안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전에 해수부와 해당 컨소시엄 간 조율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2월 4일 변경고시한 항만기본계획안에 “남‘컨’ 서측의 피더부두(2선석) 및 잡화부두(1선석) 개발 시, 장래 부두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통합 개발 검토”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기존 고시에는 해수부가 잡화부두와 피더부두를 따로 개발하는 것으로 했고, 대우건설측은 잡화에만 관심이 있다고 해왔었다”면서, “피더는 옆에 2-4단계(BCT)를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측이 관심을 보여왔었는데 이번 변경고시 이후 대우건설측이 피더부두까지 합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도 “통상 사업제안서는 500~600페이지 분량에 금융조달유치 방안과 향후 운영계획 등을 모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제안서 작성에만 10개월 가량이 소요된다”면서, “물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이틀만에 이같은 제안서를 작성해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양곡부두 위치가 남‘컨’서측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대상지가 없어서 예측이 가능하더라도 해수부가 피더와 잡화를 통합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던 사항인데, 대우건설측이 이를 제안서에 반영해 제출하고 곧바로 최초 제안자가 됐다는 점에서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해수부가 지난 2월4일 변경고시한 부산항기본계획. 남'컨'서측에 피더2선석, 잡화1선석, 양곡1선석으로 변경했다.
해수부가 지난 2월4일 변경고시한 부산항기본계획. 남'컨'서측에 피더2선석, 잡화1선석, 양곡1선석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 해수부와 대우건설측은 사전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와 전임 과장에게 물어봤는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면서 특혜가 아니라고 했다”며, “(전임 과장은) 건설사들이 해수부에 정책동향을 타진해 그 정도 내용은 알게됐을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일단 주관사는 대우로지스틱스이며, 저희가 제출한 제안서는 해수부의 변경고시와 관련이 없는 피더부두 개발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더부두 2선석과 잡화부두 1선석을 통합개발하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해명에 의문이 남는다.

한편, 피더부두 개발 사업은 인근에 호란도(Horando)라는 무인섬을 매립하는 사업으로, 해당 섬이 사유지로 섬 주인들이 개발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여러차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호란도는 현재 호안해운이라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에서 LNG벙커링 기지 설립 때부터 지속적으로 사업참여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해수부가 이번 사업에서 배제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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