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업계, “전례없이 예우 지나쳐”…고급차량에 법인카드 제공

- 신임 회장 처우 문제는 45일 넘도록 '미정'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조선업계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선급이 오공균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고급 차량에 법인카드까지 제공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미 임기가 끝난 전임 회장에 대한 예우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달 3일 회장에 취임한 전영기 회장에 대해서는 45일이 지나도록 예우 문제가 아직 확정조차 되지 않아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해양수산부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선급은 지난달 3일 퇴임한 오공균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고급차량에 법인카드까지 제공하고 있다. 오 명예회장은 여의도 소재 iKR 본사에 일주일에 1~2회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선급측은 지난 3월 27일 회장선거를 마친후, 이사회를 열어 오 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바 있다. 선급 정관 제25조에는 명예회장 등 고문에 추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명예회장이나 고문에 대한 처우는 물론, 상근인지 비상근인지 조차 정확한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 

선급은 전임 회장에 대한 전관예우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를 한 전례는 있지만,  차량 및 법인카드 제공 등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명예회장에 대해 선급측 의견을 들어본 결과, 과거 15~16대 회장인 전승규 회장에 대해 전관예우 차원으로 명예회장에 추대를 했으나, 1~2년 재직하며 연봉 2,400만 원 이 외의 처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3월 28일 이후 현재까지 이사회도 개최하지 않았는데, 누구 마음대로 오 명예회장에게 이러한 처우를 해 주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영기 현 회장에 대해 급여나 의전차량, 법인카드 한도 등의 처우부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직인 오 명예회장에 대해서만 이 같은 처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업계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대체 어떤 조직이 현 회장의 처우에 대한 논의도 없이 전임 회장의 처우를 현 회장보다 더 잘 해 주는 데가 있느냐”며 “회원사들이 어려워 다른 곳에 신경을 못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선급에 대해 일부 감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해수부에서는 해당 내용에 대해서 추가로 확인해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수부는 매년 1회씩 한국선급을 감사하도록 돼 있다”며 “해당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선급 측은 명예회장이 비상근직이며 법인카드 등 처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그(의전차량 제공 및 법인카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현 회장은 확정이라기보다는 전에 쓰던 것을 그대로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 명예회장의 iKR 출근 문제에 대해서도 “퇴임 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의전차량도 특별히 제공되는 것은 아니고 회사 일과 관련돼 아이디어를 주실 때 회사의 의전차량을 협조해 준다고 예전에 한 번 들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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