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5억 원에서 지난해 182억 원으로 ‘껑충’

[데일리로그 = 김수란 기자] 한국선급의 사업비용 중 ‘연구 및 교육훈련비’가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늘어나는 등 과도하게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급은 연구기관도 아닐뿐더러 직원들 교육훈련비로 보여지기에는 지나치게 비용이 높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입수한 한국선급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한국선급은 지난 2008년 ‘연구 및 교육훈련비’로 55억 원을 사용하고 2009년 83억 원, 2010년 89억 원을 각각 사용했다. 이후 2011년에는 전년대비 약 2배 가량 늘어난 166억 원을, 지난해에는 182억 원을 지출하는 등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회계 전문가와 해운업계는 한국선급의 이같은 ‘연구 및 교육훈련비’가 최근 5년간 급격하게 늘어난 점과 2011년 비용이 전년대비 2배 가량 늘어나고 지난해 다시 줄어들지 않은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한국선급이 연구기관도 아닌데다, 직원들 교육훈련비라고 하기에는 액수가 너무 크다”며 “2011년에 2배 가량 늘었다면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이벤트성으로 뭔가를 해줬기 때문으로 보여지지만, 그 다음 해에 원래 사용했던 수준으로 비용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직원들에게 히말라야 트레킹과 미국 일주를 보내준 것에 대해 선급 측이 복지차원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일반관리비로 잡았을 것”이라며 “해당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 이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렇듯 특정 항목의 과도한 비용처리는 여러 정황상 다른 곳에 전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문가는 “선급은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 비해 불분명한 자금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 외부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곳은 비용을 쓴 다음 회계팀에서 재무제표를 알아서 짜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선급이 다른 곳처럼 그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과도한 비용 지출은 다른 용도로 비용을 쓰고는 ‘연구 및 교육훈련비’ 명목으로 지출했다고 기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못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이 의심스러웠던 것은 한국선급 회원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선급의 한 회원사 관계자는 “지난 총회때 ‘연구 및 교육훈련비’라는 명목에 왜 그렇게 많은 비용이 나갔냐고 의문을 제기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이에 대해 선급 측에서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선급 측은 해당 내용을 당장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어떤 부서에서 관장하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말로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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